“노무현 대통령님은 느티나무를 참 좋아하셨어요. 당연히 느티나무를 심으실 것으로 생각했는데 전혀 뜻하지 않게 크기나 세력이 작은 서어나무를 심으셨어요. 김대중 대통령께서 느티나무를 심으셨으니 그것과 잘 어울려 자랄 수 있는 서어나무를 심으신 것이 아닌가 생각이 돼요”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8일 청와대 관저 뒤 백악정 옆 두 그루의 나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의 발언을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박 수석은 해당 글에서 “문 대통령이 정자 좌우에서 느티나무 두 그루가 크게 성장을 하면 서로 뒤얽혀 서로에게 좋지 않은 환경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존중과 배려의 가치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의 설명을 듣고 보니 ‘두 대통령의 나무’가 차분하게 눈에 들어왔다”며 “김대중 대통령의 느티나무는 아주 기세 좋게 자라나서 백악정의 절반 이상을 덮어 가고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의 서어나무는 아직 한참 자라는 중이라 그런지 백악정의 절반이 못 되는 일부만 차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언뜻 생각하면, 두 분 대통령께서 식수를 한 시간의 차이 때문에 나무의 성장이나 기세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며 “문 대통령은 그것이 당연한 자연의 이치보다는 조금 다른 차원으로 설명해 줬다”고 덧붙였다. 또 “두 대통령의 나무뿐 아니라, 역대 대통령님들은 이 백악정에서 광화문 광장을 바라보셨을 것이다. 광화문의 촛불도, 태극기도, 함성도, 만세도 모두 가슴에 담으셨을 것”이라며 “이제 임기를 마치는 문재인 대통령이 두 전임 대통령의 백악정 정자목을 ‘존중과 배려’로 말씀하는 이유는 아마도 이 두 나무가 바라보는 광화문이 ‘존중과 배려’ ‘평화와 상생’의 광장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은 백악정 두 대통령의 나무에서 약간 떨어진 곳에 은행나무를 심었지만, 다른 역대 대통령들의 나무와 함께 이곳에서 광화문을 바라보며 ‘대한민국의 번영’과 ‘생명의 광장’을 오래도록 기도할 것”이라는 바람도 밝혔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달 5일 북악산 남쪽 면 개방을 하루 앞두고 김정숙 여사와 참모진을 대동하고 둘레길 등산에 나선 바 있다. 박 수석은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언제나 그렇듯 역사·불교·문화·숲·꽃 해설가로서의 실력을 남김없이 발휘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