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우승 향방은 스티븐 제라드(42)의 손에 달려있다?’
애스턴 빌라 감독인 제라드가 올 시즌 EPL 우승팀을 가를 캐스팅 보터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즌 종료까지 빌라가 남긴 일정은 4경기. 그중 2경기가 11일 오전 4시(이하 한국 시각) 있을 리버풀전과 23일 0시 열릴 맨체스터 시티전이다. 리버풀과는 홈 구장 빌라 파크에서, 맨시티와는 원정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경기 한다.
10일 현재 맨시티가 승점 86으로 1위를 달리며 리그 2연패를 바라보고 있고 리버풀은 3점 차 2위(승점 83)에서 대역전 우승을 노린다. 두 팀을 모두 만날 빌라의 경기력에 축구 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잘 알려졌듯 제라드는 리버풀 레전드다. 2015년까지 17시즌 동안 리버풀 유니폼을 입고 710경기 186골을 넣었다. 리버풀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UEFA컵,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리그컵 우승을 경험했다. 올 시즌 ‘리버풀 도우미’ 역할을 할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빌라가 리버풀에 지고 시즌 최종전에서 맨시티를 잡아 리버풀이 역전 우승하는 흥미로운 시나리오가 확산하고 있다. 맨시티가 골득실에서도 리버풀에 4골을 앞서고 있기 때문에 빌라가 리버풀을 확실하게 도와주려면 최대한 많은 골을 내줘야 한다는 계산도 나온다. 참고로 지난해 12월 경기에서는 빌라가 맨시티에 1 대 2로, 리버풀에는 0 대 1로 졌다.
‘져주기’ 가능성에 대한 제라드의 생각은 당연히 ‘말도 안 된다’다. 제라드는 “만족할 만한 순위로 마치는 것만이 목표다. 이 구단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경기를 이기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리버풀은 현시점 세계 최고의 팀임에 틀림 없지만 우리가 피할 이유는 없다. 이기고 싶다”고도 했다.
제라드는 지난해 11월 빌라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 빌라는 강등권에 불과 승점 2점 앞선 불안한 상황이었지만 지금은 리그 11위다. 제라드는 취임 후 리그 23경기에서 10승을 이끌었다. 10위 크리스털 팰리스와 1점 차라 리버풀을 잡으면 톱 10으로 올라선다.
제라드에게 리버풀, 맨시티와 경기는 다른 의미로도 중요하다. 영국 BBC는 “둘 중 한 팀을 잡는다면 빌라 구단은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제라드에게 아주 큰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