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최고 인기 게임 FIFA 역사 속으로…연장 계약 불발

FIFA, 이름값으로 EA에 3800억원 요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컴퓨터게임으로 꼽히는 FIFA 시리즈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게임 개발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와 국제축구연맹(FIFA)의 라이선스 연장계약이 최종 불발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EA는 내년 여름 여자 월드컵이 끝난 뒤부터 FIFA 시리즈 판매를 중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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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3년에 처음 출시된 FIFA 시리즈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컴퓨터게임 중 하나로 꼽힌다. 20여 년간 누적 매출은 200억 달러(약 25조 5000억 원)에 달하고, 현재 사용자 수는 1억 5000만 명 이상이다.

FIFA는 EA에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로 연간 1억 5000만 달러(약 1900억 원)를 받았다. 이는 FIFA의 사업 파트너 중에서도 최고 수준이지만, 재계약 협상에선 라이선스 대가를 2배 이상으로 올려줄 것을 요구했다. 또한 EA가 출시하는 다른 컴퓨터게임에 대해 FIFA가 각종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EA는 난색을 보였고, 결국 FIFA와 결별하기로 했다. EA는 FIFA 시리즈 이후 'EA 스포츠 FC'라는 명칭으로 축구 게임을 판매할 계획이다. EA는 FIFA와 계약이 무산됐지만, 각국의 축구리그 및 구단과는 계약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축구게임에선 FIFA가 주관하는 월드컵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사용자들은 여전히 각국의 인기 축구팀과 선수들로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NYT는 라이선스 계약 무산이 EA보다는 FIFA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A는 FIFA라는 이름만 빼고 계속 게임을 판매할 수 있지만, 현재 EA가 사실상 독점하는 축구게임 시장을 감안한다면 FIFA는 새로운 파트너를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가레스 서트클리프 엔더스 애널리시스 게임 분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EA는 계속 최고의 축구게임을 구현할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FIFA는 가진 것이 이름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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