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최근 삼성전자 직원들 사이에서 ‘외국어 공부’ 열풍이 불고 있다. 삼성전자가 임직원 대상 외국어 교육 지원을 대폭 늘린 데다 ‘자기계발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공부를 위해 ‘수강 대기’까지 하는 진풍경이 나타나는 중이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이달부터 회사 복지 차원에서 한 어학원과 계약을 맺고 임직원 영어·중국어 교육 지원을 대폭 늘렸다. 전화로 진행하는 외국어 교육 프로그램의 참여 인원을 기존보다 두 배 가량 확대했다.
영어와 중국어 교육이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원어민 강사와 10분씩 일주일에 세 번 전화 통화를 하면서 회화 교육을 한다. 프로그램은 선착순으로 신청할 수 있지만 매달 참여할 수 있는 임직원 수가 정해져 있다. 전월 중순 실시되는 프로그램 신청 때에는 온라인 신청을 위해 직원들이 ‘광클’(미친 듯이 클릭한다는 의미)에 나선다는 후문이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직원들 사이에서 “프로그램 수준이 상당히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신청 경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기계발에 적극적인 MZ세대 직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화 실력 향상을 위해 특화된 프로그램인데 퀄리티가 훌륭한 편"이라며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기계발에 워낙 적극적이어서 이런 교육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에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지만 외국어 점수가 승격(승진) 심사에도 일부 영향을 미치는 점 또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승격 심사 때 영어, 중국어 회화 능력을 중요 평가 기준으로 삼고 있다. 최대 2개 어학성적을 반영해 점수를 얹어주는데 1점 차이로 승격 당락이 영향을 받는 만큼 점수 확보에 나서는 직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오픽(OPIC) 등 영어테스트용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임직원들도 어학 공부 기회를 더욱 늘려달라고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한종희 부회장이 개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한 직원은 “수강 대기를 하는 직원이 많은데 공부하겠다는 직원들에게 수강 기회를 충분히 늘려 달라”고 요청했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의 요구에 부응해 이번 프로그램 수강 인원을 대폭 늘린 데 이어 임직원 수요를 파악해 수강 인원 확대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