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금융위원장에 이어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사의를 밝혔다. 양대 금융 당국 수장이 동시에 바뀌게 됨에 따라 후임 원장에 관심이 쏠린다.
금감원은 정 원장이 새 정부 출범에 따라 사의를 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금감원장의 임기는 3년으로 정 원장은 지난해 8월 취임해 임기가 아직 남은 상태다. 그간 금융권에서는 정 원장이 친시장 성향의 정책을 추진해 윤석열 정부의 기조와 맞은 데다가 금감원 내부의 신임이 큰 점을 근거로 유임이 점쳐졌다. 그러나 정 원장이 새 정부 출범에 맞춰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고 위원장도 6일 사의를 표명해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에 대한 후임 인사가 함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내정됨에 따라 금융위원장 선임 후 금감원장 인선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 안팎에서는 차기 금감원장으로 정연수 전 금감원 금융투자검사·조사담당 부원장보, 박은석 전 금감원 자본시장국장, 박순철 전 남부지검장 등 검찰 출신 인사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정 전 부원장보는 검찰 출신으로 처음 금감원 임원직에 올라 화제가 된 바 있다. 사법시험 26회로 현직 검사 시절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파견 나가 불공정 거래 조사 업무를 담당하는 등 검찰 내 금융 조사 전문가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부회장,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수석부원장은 행정고시 31기로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을 지냈다. 이 부회장은 행시 32기로 금융정보분석원 원장,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거쳤다. 독립적인 감독 기관인 만큼 민간 출신이나 캠프 출신이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정 원장의 유임에 대한 관측도 나온다. 금감원 측은 “정 원장이 사의를 표명했지만 차기 금감원장 인선 작업이 마무리될 때까지 당분간 계속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