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주택

'마래푸' 팔면 3.3억 절세…서울만 3,000가구 급매 쏟아졌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1년 유예…시뮬레이션 해보니

'7.5억 차익' 마래푸 양도세 4.7억→2.6억원

1주택 보유세 완화로 1.1억 추가 절세 효과

서울 외곽 중심으로 다주택자 매물 늘지만

대출규제·금리인상에 거래 활성화 '미지수'

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서울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 출범과 동시에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가 시행되면서 세금 계산기를 두드리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 특히 2주택자가 이달 중 보유 주택 가운데 한 채를 팔면 양도세를 아낄 수 있는데다 종합부동산세·재산세 산정 때 지난해 공시가격이 적용돼 보유세까지 낮추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절세용 매물이 대거 나오는 모습이다.



13일 서울경제가 부동산 세금 계산 서비스 ‘셀리몬’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와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의 전용면적 84㎡ 한 채씩 총 두 채를 보유한 A 씨가 이달 안에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처분하면 약 3억 2000만 원이 넘는 세금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년 전 11억 5000만 원에 구입한 해당 아파트를 19억 원에 매도한 것으로 가정한 결과다.



우선 A 씨의 양도세는 2억 5790만 원으로 종전 4억 7086만 원보다 2억 1296만 원이 줄어든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일인 10일부터 1년 한시로 직전 문재인 정부에서 다주택자의 양도 차익에 대해 기본 세율(6~45%)보다 최대 30%포인트 높은 세율을 적용한 중과 조치를 유예하기로 했다. 또 주택을 3년 이상 보유했다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해 양도 차익의 30%까지 공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1주택자가 된 A 씨는 보유세 부담까지 덜게 된다. 정부가 3월 발표한 보유세 완화 조치에 따른 것으로 A 씨처럼 2주택자인 경우에도 보유세 기산일인 6월 1일 전에 한 채를 남기고 나머지 물건을 처분하면 1주택자로 인정된다.



이에 A 씨의 아크로리버파크에 대한 보유세는 재산세 795만 원, 종합부동산세 653만 원을 합한 1448만 원으로 산출됐다. 반면 2주택자를 유지할 경우 보유세 부담은 1억 2694만 원(재산세 1351만 원, 종부세 1억 1343만 원)으로 급증한다. 즉 A 씨는 아파트 한 채를 팔아 양도세 2억 1296만 원, 보유세 1억 1246만 원 등 총 3억 2542만 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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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면적의 강남구 대치동 ‘아이파크’,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3단지’ 등 두 채를 보유한 B 씨도 마찬가지다. 7년 보유한 상계주공3단지를 팔아 4억 원의 양도 차익을 거둔 그의 양도세는 1억 2232만 원으로 기존 2억 3441만 원보다 1억 1209만 원 낮아진다. 아이파크 보유세는 1141만 원으로 2주택 보유에 따른 8538만 원 대비 7397만 원 절감된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와 부산시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를 갖고 있는 C 씨가 삼익비치를 처분하면 양도세는 3억 6856만 원에서 1억 9830만 원으로, 보유세는 8336만 원에서 740만 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경기도 과천시에서도 과천과 서울 강남에 여러 채를 보유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풀리고 있다.

과천시 원문동 A 공인중개사는 “강남3구와 과천에 집을 보유한 다주택자들이 5월 중순 이후 잔금 조건으로 과천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정훈 아티웰스 자문세무사에 따르면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84.4㎡)’와 과천시 원문동 ‘래미안슈르(84.9㎡)’를 보유한 2주택자가 10년 전 구입해 양도 차익이 12억 원인 래미안슈르를 처분할 경우 3억 8000만여 원의 양도세(10년 이상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를 절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보유 주택을 처분하려는 다주택자 매물이 부동산 시장에 잇따라 나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5만 8442건으로 양도세 중과 유예 시행 직전인 9일(5만 5509건)보다 5.3% 증가했다. 이는 2020년 8월 15일 5만 9327건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치다. 자치구별로 △중구(10.1%) △금천구(9.5%) △강서구(7.5%) △영등포구(6.7%) △관악구(6.6%) 순으로 매물이 늘었다. 같은 기간 경기도 과천시 아파트 매물도 402건에서 428건으로 6.5% 늘었다.

다만 다주택자 매물 증가가 거래 활성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양도세 중과 유예 기간인 내년 5월까지 절세 목적의 다주택자 매물은 증가하겠지만 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아 거래 체결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가격을 크게 낮춘 일부 매물에 한해서만 거래가 이뤄지는 등 시장 관망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다주택자 매물 증가 영향으로 5월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0.00%를 기록하며 15주 만에 반등을 멈추고 보합 전환했다. 서울 매매수급지수도 전주 대비 소폭 하락하는 등 매수 심리도 살아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노해철 기자·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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