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의 직접고용 전환 과정에서 탈락한 비정규직 소방대원 등에게 계약 만료를 통보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이상훈 부장판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자회사인 인천공항시설관리가 "소방대원들의 근로계약 종료를 부당해고로 인정한 재심 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2017년 9월 인천공항시설관리의 전신인 인천공항운영관리를 설립하고, 새로 설립한 회사가 종전까지 용역 업체 소속이었던 근로자들을 채용하게 했다.
이후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일부 기관이나 용역 업체가 친인척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등 불공정 의혹이 제기됐고, 이에 정부는 2018년 11월 채용 비리 방지를 위한 지침을 시달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노동조합·사용자·전문가 협의회(노사전협의회)는 정부의 달라진 지침에 따라 일정 부분 경쟁 채용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 결과 2020년 공항 소방대원과 야생동물 통제·관리 직군 총 47명이 채용에서 탈락해 계약 만료를 통보받았다. 2020년 8월에는 '평생 인천국제공항공사를 지켜온 자신의 아버지가 해고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국민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계약 만료 통보를 받은 이들 가운데 27명은 "정규직 전환이 당연히 이뤄질 것으로 알고 용역회사에서 인천공항시설관리로 전환 채용됐는데 계약 만료를 통보한 것은 부당 해고"라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인천공항시설관리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채용 절차가 완료될 때 까지로 기간을 정해 채용했을 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다"라고 맞섰다.
인천지방노동위원회는 작년 1월 "사용자가 근로자들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고도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해 해고에 해당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어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다"며 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인천공항시설관리는 이 같은 결정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작년 4월 기각 판정을 받았고, 이에 불복해 작년 6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역시 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