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마진콜 사태' 빌 황에 '상폐 루나' 권도형까지…월가 뒤흔든 韓 금융인 논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연합뉴스


'루나'가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상장폐지 결정되면서 이를 개발한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간 일명 '한국판 머스크'로 불리던 그가 전 테라노스 최고경영자(CEO)인 엘리자베스 홈스와 같다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앞서 마진콜 사태로 국제 금융회사들에 100억 달러 상당의 손실을 안긴 한국계 미국인 투자가 빌 황(한국명 황성국)도 최근 미국 연방 검찰에 기소되면서 공교롭게도 코리안이 월가를 뒤흔드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한국에서 외고를 졸업한 뒤 미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권 대표는 빅 테크 기업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엔지니어를 거쳐 테라폼랩스를 설립했다. 테라폼랩스는 독특한 알고리즘에 기반해 코인을 발행한다. 먼저 테라는 미국 달러와 1대 1 교환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루나의 공급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이 같은 1대 1 교환이 가능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1테라의 가치고 1달러를 밑돌 경우 테라 보유자는 테라폼랩스에 테라를 예치하고 대신 루나를 받는다. 또 루나 등 암호화폐를 예치할 경우 최대 20% 이율을 지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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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구조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여타 스테이블 코인이 현금이나 국채 등의 안전자산을 담보로 하지만 루나와 테라의 거래 알고리즘은 폰지 사기라는 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곧 현실화됐다. 최근 암호화폐 시장이 미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급락하면서 테라도 1달러 밑으로 추락하자 테라폼랩스는 루나를 대량으로 찍어냈다. 루나로 테라를 사들여 테라의 유통량을 줄임으로써 테라의 가격을 다시 1달러에 맞추려고 한 것이다. 하지만 루나의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루나의 가치가 폭락했고 결국 테라와 루나를 모두 투매하는 뱅크런이 나타났다. 코인데스크의 데이비드 모리스 수석 칼럼니스트는 "권 대표는 암호화폐의 엘리자베스 홈스"라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소송과 형사 고발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빌 황 아케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 창업자. AP연합뉴스


빌 황도 지난해 미국 증시에서 유례 없는 블록딜(대량 매매)을 촉발하며 월가의 '공적'이 된 바 있다. 빌 황이 설립한 헤지펀드 아케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는 100억 달러가량의 자금력을 바탕으로 미국 금융계에서 ‘큰손’으로 활동해왔는데,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사태가 발생하면서 일본의 노무라홀딩스와 스위스의 크레디트스위스 등 주요 은행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지난 2001년 타이거아시아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한 빌 황은 높은 수익률에 운용액이 50억 달러를 넘을 만큼 승승장구했으나 중국 은행과 내부거래를 한 의혹 등으로 벌금 4,400만 달러를 낸 데 이어 홍콩에서도 내부거래를 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4년간 거래 금지 처벌을 받고 사실상 업계에서 퇴출되다시피 했다. 빌 황은 이후 아케고스를 설립하며 재기에 성공했지만, 결국 마진콜 사태로 지난달 말 사기 등의 혐의로 미국 검찰에 기소됐다. 뉴욕남부지검은 “빌 황이 금융사를 속여 거액을 빌린 뒤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에 대한 파생상품에 투자해 주가를 조작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의 기소 내용이 받아들여지면 빌 황은 최대 20년 형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현재 빌 황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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