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북한의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안보 위협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북한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맞았지만 대남·대미 압박을 위해 무력 도발을 언제든 단행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진행한 시정연설 중 “우리의 안보 현실은 더욱 엄중해지고 있다”며 “북한은 날이 갈수록 핵무기 체계를 고도화하면서 핵무기 투발 수단인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가 초당적으로 대응해야 할 대내외적 위기를 언급하면서 국제 질서 급변, 금융위기 등에 버금가는 위협으로 북한의 도발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제가 취임한 지 이틀 뒤인 5월 12일에도 북한은 미사일 세 발을 발사했다”며 “올해 들어서만 열여섯 번째 도발이며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도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형식적 평화가 아니라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남북 간 신뢰 구축이 선순환하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우리는 만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2018년 핵실험·ICBM 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했지만 올 초 이를 일방적으로 파기하겠다고 했다. 이후 올 들어 ICBM을 포함해 총 열여섯 번의 미사일 시험을 진행하며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또 4년 전 폐기했던 풍계리 일대 핵실험장을 복원하며 7차 핵실험에 대한 준비도 사실상 마친 상황이다. 미국 정보 당국과 우리 군 당국은 북한의 핵실험이 임박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에 취임 당일부터 북핵 위협에 대해 강력한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10일 취임사에서 “일시적으로 전쟁을 회피하는 취약한 평화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을 꽃피우는 지속 가능한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국제사회와 협력해 북한 경제와 북한 주민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계획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11일 첫 수석비서관회의 때는 북한이 실제로 7차 핵실험을 감행할 시 어떤 여파가 발생할지 미리 챙길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핵실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보뿐 아니라 국정의 다른 부분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 세밀하게 모니터하고 준비해달라”고 말했다. 한반도 긴장 고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선제적으로 대응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