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의 2금융권 대출을 은행권 대출로 대환하는 방안을 두고 국회가 은행권의 고금리 대출이 대환 대상에서 제외돼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금리 인상으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된 상황에서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채무조정 재원 마련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6일 이 같은 내용의 ‘추가경정예산안 분석’을 공개했다. 앞서 금융위는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대환하는 데 7조5000억 원의 예산을 추가 편성했다. 주로 연 7% 이상의 제2금융권 대출을 저금리의 은행권으로 갈아타는 방식이 유력하다.
이 같은 방식으로 운영될 경우 연 7% 이상의 금리로 취급된 은행권의 대출이 대환보증 대상에서 제외돼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게 예정처의 지적이다. 실제 지난 2월 기준 연 7% 이상의 금리가 적용된 대출은 비은행권이 18조6183억원, 은행권이 4조5339억 원으로 집계됐다.
제2 금융권이 부실위험성이 높은 차주 위주로 대환대출을 허용하는 유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점도 문제다. 예정처 측은 “금융기관이 건전성을 확보하는 혜택을 보는 결과로 귀결될 수 있으므로 부분보증 등의 방안을 마련해 제2금융권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부실채무 30조 원을 캠코가 매입해 채무조정을 실시하는 채무조정 프로그램도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위는 캠코가 부실채권 및 부실우려채권을 매입할 때 담보부·보증부대출의 경우 원금의 85%, 신용대출(대위변제된 보증부대출)의 경우 원금의 0~35% 수준에서 매입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대위변제 전 채권은 보증기관의 보증이 95%로 높아 채권기관 입장에서 채권을 캠코에 넘길 유인이 크지 않다. 반면 대위변제된 채권은 회수 가능성에 따라 캠코 매각의 유불리가 달라진다. 대위변제된 채권에 대해 별도의 채권가치 평가방식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위해 공사채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금융위의 계획에 대해서도 예정처는 우려를 드러냈다. 금융위의 계획대로라면 2022년 2조9259억 원, 2023년 11조8085억 원의 공사채 발행이 필요하다. 최근 기준금리 상승으로 회사채 금리도 오르는 등 시장이 경색돼있는 상황에서 캠코의 공사채 발행 및 유통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정처는 “회사채 금리스프레드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로 이로 인해 일반 회사채를 중심으로 발행 규모가 감소해 지난 3월 기준 전월 대비 1조2000억 원 감소한 12조9000억 원으로 나타났다”며 “경색된 회사채 시장 상황에서 공사채 발행 및 유통이 쉽지 않을 수 있으므로 소요재원을 적기에 마련할 수 있을지, 공사채의 대량 발행으로 회사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는지 고려해 공사채 발행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