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외교장관이 16일 상견례를 겸한 첫 전화 통화를 갖고 한반도 문제를 포함한 양국 관계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진 외교부 장관은 전날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화상통화를 하고 한반도 문제와 지역·글로벌 정세, 양국 관계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왕 부장은 박 장관의 취임을 축하하고 박 장관과 좋은 업무협력관계를 형성해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박 장관은 한국 정부는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 하에 역내에서 공동의 가치와 이익에 기반한 외교를 전개해 나가고자 한다며 한중관계가 금년 수교 30주년을 맞아 상호존중과 협력 정신을 바탕으로 보다 성숙하고 건강하게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이를 위해 양국이 각자의 가치·비전을 존중하면서 공동 이익을 모색하고 양자협력과 역내 및 글로벌 평화·번영을 조화시키자면서 양국관계의 지속적 발전과 관리를 위해 외교당국간 적시 소통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 장관은 또 △양 정상의 상호방문 포함 고위급 및 각 급간 교류·소통 강화 △경제·보건·기후변화·미세먼지 등 실질협력 심화 △한중 문화교류의 해(2021~2022) 계기 문화·인적 교류 확대 통한 양 국민간 상호이해 및 유대 심화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협력 강화 △지역·글로벌 문제 협력 강화 등에 주안점을 두고 긴밀히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그러자 왕 부장은 한중은 영원한 이웃이자 전략적 협력 동반자로 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가 한 층 더 발전해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하고 이를 위해 △양측 고위급간 소통·조율 △호혜협력 △문화교류 △국제·지역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또한 "양국이 각자의 발전 경로와 핵심 이익, 각자의 문화와 전통, 습관을 상호 존중해야 한다"며 "신냉전의 위험을 방지하고 진영 대치에 반대하는 것은 양국 근본이익에 관련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주도의 반중 전선에 한국이 가담하지 말 것을 촉구한 것으로 읽힌다.
특히 왕 부장은 '호혜 협력' 대목에서 양국이 "'디커플링'의 부정적 경향에 반대하고 글로벌 산업망과 공급망을 안정적이고 원활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사실상 미국 주도의 반중 경제협의체로 알려진 인도태평양경제 프레임워크(IPEF)의 한국 참여에 견제구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같은 날 국회 시정연설에서 "이번 주 방한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IPEF를 통한 글로벌 공급망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IPEF 가입을 대외에 공식 천명했다.
양 장관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박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는 한반도 및 역내 정세를 악화시킬 뿐 아니라 양국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 만큼 한중이 협력해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도모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의 추가 도발 자제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당부했다. 이에 왕 부장은 "각국 노력 하에 한반도는 전체적으로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이는 양국과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환경을 제공했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전했다.
양 장관은 최근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북한 주민에 대한 코로나 대응 인도적 지원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양측은 지역·글로벌 정세 관련 상호 관심사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는데 국제사회에서 크게 변화된 양국의 위상을 감안해 지역·글로벌 차원에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박 장관은 한국이 글로벌 중추국가로 발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중국도 책임 있는 국가로서 적극적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양 장관은 앞으로도 상호 방문을 포함해 자주 전략적 소통을 갖고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