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주미 특명전권대사에 조태용(66) 국민의힘 의원을 내정했다. 질병관리청장에는 백경란(60) 성균관대 의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는 김소영(55)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임명됐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17일 이 같은 인선안을 발표했다.
새 정부 초대 주미 대사에 내정된 조 의원은 국민의힘의 대표적인 외교통·북미통으로 꼽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도 과거 수차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으며 긴밀한 인연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 내정자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80년 외무고시(14회)를 합격해 약 30년 동안 외교관으로 재직했다. 주미 대사관 1등 서기관, 북미1·2과장, 북미국 제2심의관, 북미국장 등 외교부 내에서 대미 외교 라인을 두루 거쳤다. 2013년에는 우리 측 북핵수석대표인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으로서 6자회담을 담당해 북핵 문제에도 정통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박근혜 정부에서 외교부 1차관,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을 지냈고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비례대표로 정계에 진출했다.
질병청장을 맡게 된 백 교수는 정은경 현 청장에 이어 2대 청장이 된다. 3월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추천으로 인수위 사회복지문화분과 인수위원에 합류한 백 청장은 새 정부의 ‘과학 방역’ 관련 정책을 짜는 데 참여해 정책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12월부터 2021년 11월까지는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을 맡았고 2020년 초 국내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외국인 입국 제한을 정부에 촉구하기도 했다.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발탁된 김 교수는 대선 후보 경선 때부터 윤 대통령을 도왔던 거시경제 및 통화·금융정책 전문가다. 인수위 때는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서 소상공인 지원 정책, 혁신 성장 등 윤석열 정부의 핵심 경제 공약들을 총괄했다. 김 부위원장은 예일대에서 경제학 석·박사과정을 마친 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와 고려대를 거쳐 2009년부터 서울대에서 재직하고 있다. 김 부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에 비판적이고 규제 철폐와 민간 주도의 성장을 주장해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 부위원장은 세 번째 금융위 외부 출신 부위원장이다.
앞서 외부 출신 인사로는 초대 부위원장이었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2013년 당시 인수위 경제1분과에 몸담았던 정찬우 전 부위원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