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2위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개발한 비탈릭 부테린이 한국산 코인 테라와 루나 폭락 사태에 "폰지사기"라며 즉각 실험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16일(현지시간) 경제 매체 벤징가 보도에 따르면 부테린은 이번 루나·테라코인의 폭락 사태를 계기로 폰지사기와 같은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 등의 실험을 멈춰야 한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 등 법정 통화에 그 가치를 연동하도록 설계된 가상화폐를 뜻한다.
이더리움 투자 교육 및 자문가로 활동 중인 앤서니 서사노 역시 트위터를 통해 "폰지사기와 알고리즘 방식의 스테이블 코인, 이자농사(Yield Farming), 수익률 파밍(farming) 등 지속 가능하지 않은 헛소리에 대한 실험을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이자 농사는 가상화폐를 보유하며 '이자'와 같은 분배 및 보상 인센티브를 받는 것을 빗대 말한 것으로 20%의 수익을 보장했던 테라와 루나 생태계를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부테린은 "격하게 공감한다"며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단어가 담보화되지 않은 코인들을 다이코인(DAI), 라이파이낸스(RAI)처럼 담보화된 스테이블 코인들과 한 양동이에 섞어 정당화하는 선전 용어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정말로 이 두 가지가 매우 다르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테라와 루나 상장폐지에 따른 구제책으로 테라가 99.6%의 '가장 가난한 지갑'을 중심으로 보상을 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이 의견을 강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20% 이율 보장'과 같은 바보같은 얘기를 들었던 일반적인 테라 소액 투자자들에게 위로와 구제안을 마련하고, 부자들(큰 손 투자자)에게는 개인적 책임을 묻게 하자"고 주장했다.
한편 테라는 실물 자산을 담보로 하는 다른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가상화폐 루나 발행량을 조절해 1개당 1달러 가치를 유지하도록 특이한 구조로 설계됐고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으로 분류됐다. 또 테라와 루나를 운영하는 테라폼랩스는 투자자가 테라를 예치하면 연 20% 수익률을 제공하겠다면서 투자자를 모았는데 이는 다단계 금융사기(폰지사기)와 다름없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이후 루나와 UST는 폭락 사태를 거치며 이른바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 특히 루나는 일주일 새 99% 넘게 폭락해 세계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조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