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금융권의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위는 18일 서울정부청사에서 김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등과 함께 ‘금융 리스크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김 부위원장의 취임 후 첫 일정이다. 미국의 긴축정책, 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금융권의 위기 대응 능력을 직접 챙기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부위원장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금융시장 점검 회의를 개최할 만큼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금융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잠재적 리스크가 언제든지 현실화될 수 있다”며 “주가가 하락하고 환율과 금리가 상승하는 등 전반적인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 부위원장은 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이 모두 사의를 표명했지만 대내외 리스크가 큰 만큼 금융사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코로나 위기 초기에 나타났던 일부 금융회사의 유동성 위기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전이됐던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금융회사의 일차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며 “금융회사들도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을 갖추고 스스로 리스크 관리 노력을 할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위원장은 “복합적인 위기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회사의 잠재 위험과 가계·기업 등 실물 부문 리스크까지 꼼꼼히 점검해 나가겠다”면서 “그간의 컨틴전시 플랜도 언제든 가동될 수 있도록 점검·보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가계·자영업자 부채의 연착륙을 도모하고 금리 인상 국면에서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는 취약 계층에 대한 지원도 세심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역시 금융회사에 충당금 적립 등 충분한 손실 흡수 능력 확충을 주문했다. 정 원장은 앞서 사의를 표명했지만 후임 금감원장이 부임하기 전까지 원장직을 수행하고 있다. 정 원장은 이날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자문회의 전체회의’에 참석해 “잠재부실을 감안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유도하는 등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비은행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 대체 투자 관련 자산에 대해서도 투자 손실을 적시에 평가하고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도록 해 손실 흡수 능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단기자금 의존도가 높은 비은행권 금융회사의 유동성 현황, 업권 간 리스크 전이 및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 가능성, 금융사의 외화 유동성 상황 및 국가별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한도 관리의 적정성 등을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