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분유 대란’에 6·25 전쟁 때 도입한 국방물자조달법(DPA)까지 발동하고 나섰다.
18일(현지시간)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이날 DPA를 발동한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원료 공급업체들이 다른 거래처보다 분유 제조업체에 먼저 재료를 공급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DPA는 대통령이 비상 상황 시 특정 제품 생산과 공급에 대한 협조를 강제할 수 있는 법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의료물자 공급 확대와 백신 개발 지원을 위해 이 법을 발동한 바 있다. 코로나19 때 꺼내든 카드를 이번에 꺼내든 것은 그만큼 미 정부가 분유 대란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국방부를 비롯한 각 부처에는 민간 전세 화물기를 동원해 해외에서 신속하게 분유를 들여오라고 지시했다. 이른바 분유 항공 수송 작전(Operation Fly Formula)으로, 바이든 대통령은 보건인적서비스부와 농무부에 미국 내 품질 기준을 충족하는 해외 분유를 서둘러 파악하고 국방부에는 전세기를 활용해 미국으로 운반하도록 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감소에 더해 대형 분유 업체 애보트의 리콜 사태로 전국적인 분유 품절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핵심 원료 수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데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집단 감염 등으로 노동력 부족 등이 겹쳤고, 애보트가 박테리아 감염을 일으키는 불량품을 대거 리콜한 여파다.
지난주까지만해도 젠 사키 당시 백악관 대변인은 DPA 도입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으로 봤다. 하지만 사태가 갈수록 심각해지자 결국 DPA 카드까지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최근 백악관은 분유 부족 사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