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영화·미디어 창작자들이 서울에서 한국의 영상 저작권에 대한 정당하고 적절한 보상의 법제화를 촉구하는 성명을 냈다.
시청각물창작자국제연맹(AVACI)는 지난 18·19일 서울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한국영화감독조합(DGK)·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SGK)과 국내 저작권법의 개정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냈다. 총회에 참석한 10개국 66명의 창작자들은 성명에서 “한국의 창작자 보호 시스템은 세계 여러 나라에 비해 현저히 뒤처져 있다”며 ‘공정보상권’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보상권은 작품이 이용될 때마다 저작권자가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권리로, 모든 창작자가 같은 비율의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DGK는 이 자리에서 감독과 각본가에게 저작권에 상응하는 보상을 보장해야 한다는 감독들의 목소리를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박찬욱·봉준호·변영주·정주리·김성훈·이준익·최동훈·연상호 감독 등은 영상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내 영화가 아닌 것 같다. 내 영화가 어디에서 방영되고 있는지 알 수도 없다”며 “분명한 것은 감독과 각본가는 영상물의 저작권자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총회에 지지 의사를 표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감독, 각본가에 대한 공정한 보상 의식의 변화가 느리다며 “우리도 가능한 한 빨리 변화를 일으켜야 하겠다. 아시아 창작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DGK의 부대표를 맡고 있는 이윤정 감독은 ‘2022 영화감독 실태조사’를 인용해 한국 영화감독들의 창작 조건을 전했다. 그는 “플랫폼에서 영상물이 소비될 때 공정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은 당연한 권리일 뿐 아니라 감독들의 안정적인 수입원으로 작용하여 현재 영화감독들의 열악한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