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조계종 총무원장 “분황사 준공은 열 걸음 중 첫 걸음마”

“한국 불교는 대승불교인데도 보시 정신 약해”

“어려운 이를 돕는 불교, 생활불교로 거듭나야”





“한국 사찰은 이제 첫 걸음마를 뗐습니다. 이번 분황사 준공을 계기로 보시정신을 발휘하는 역할을 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원행스님(사진)은 21일(현지시간) 인도 부다가야의 한 호텔에서 현지 첫 한국 전통사찰인 분황사 준공식이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소감을 묻는 질문에 “생각했던 것의 열(걸음)에 한 걸음 정도 왔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18년 총무원장에 취임 이후 불자 한 명이 하루 100원씩 내 어려운 이들을 돕는 원력을 세우자며 ‘백만원력 결집불사’ 참여를 독려해왔다. 이를 통해 조계종은 지난 4년간 약 120억 원을 모금했다. 이는 종단 산하 기관이나 개별 사찰, 신도 단체들의 다른 사회공헌 활동을 제외한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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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행 스님은 “하루 100원씩 보시하는 게 어려운 게 아닌데, 매일 계속 100원씩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며 “앞으로 다른 분들이 계승해 보시정신을 기르도록 해야 하고, 어려운 분들을 돕는 불교, 생활불교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불교는 대승불교로 보살불교인데 보시 정신, 다른 말로 봉사 정신이 약하다”며 “사찰을 짓고, 병원도 짓고, 학교도 짓고 해서 여러 사람을 이롭게 하도록 한국 불교 신자들도 이런 방향으로 나갔으면 한다”며 당부했다.

그는 조계종단 차원에서 불자들의 성지 순례를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열반경에 보면 성지순례를 하는 불자는 삼악도(지옥·축생·아귀도를 의미)에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순례문화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불자들이 순례를 많이 할 수 있도록 종단 차원에서 지원하고, 분황사도 그 역할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는 “(부처님 행적이) 인도 역사에는 제대로 기록되지 않았으나 부처님 8대 성지는 고스란히 남아있는데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며 “아소카 대왕의 원력으로 지금까지 성지가 남아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처가 열반하신 수백 년 뒤에 태어난 아소카왕이 성지마다 석주를 세우고, 기념탑으로 표시를 하고 사리를 발굴해 한국과 일본 등 전 세계에 사리가 갈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원행스님은 오는 9월 새 총무원장 선거를 앞두고 남은 임기 4개월 동안 집중하고 싶은 일로 불교계내 복지 강화를 거론했다. 원행스님은 이웃종교인 원불교가 노인복지 문제에 잘 대응하고 있다면서 나이든 스님들과 불자들을 위한 케어 시설 건립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부다가야(인도)=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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