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더불어민주당이 인준에 찬성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취임한 날 스스로 물러났다. 지명 43일만이다.
정 후보자는 23일 밤 9시30분께 복지부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하고 여야 협치를 위한 한 알의 밑알이 되겠다"며 후보자 사퇴를 밝혔다. 그는 "이제 다시 지역사회의 의료전문가로 복귀하여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겠다"며 "우리 모두가 세계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위해 하나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 후보자는 본인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다. 그는 “수많은 의혹들이 허위였음을 입증했으나 이러한 사실과 별개로 국민들의 눈높이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제기되고 있다”며 "저도 그러한 지적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또 "경북대학교와 경북대병원의 많은 교수들과 관계자들도 인사청문회를 비롯한 다수의 자리에서 자녀들의 편입학 문제나 병역 등에 어떠한 부당한 행위도 없었음을 증명해 주셨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자는 4월 10일 윤 정부의 초대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2012년 10월 대구·경북 지역지 매일신문에 기고한 '애국의 길'이라는 칼럼이 논란이 됐다. 해당 칼럼에서 정 후보자는 "지금만큼 애국하기 쉬운 시절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바로 결혼과 출산이 그 방법"이라며 "결혼만으로도 당장 예비 애국자가 될 수가 있고, 출산까지 연결된다면 비로소 애국자의 반열에 오른다. 만일 셋 이상 다산까지 한다면 '위인'으로 대접 받아야 한다"고 언급하며 여성관이 왜곡됐다는 비판을 샀다.
의창이라는 칼럼 논란에 이어 정 후보자는 자녀 두 명이 모두 경북대학교 의과대학에 편입한 사실이 밝혀지며 ‘아빠찬스’ 의혹이 불거졌다. 정 후보자는 이에 대해 도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한 점 부끄럼이 없다고 밝혔으나 국민들의 눈 높이에 맞지 않다는 비판은 계속 됐다.
정 후보자의 아들 정 모 씨를 향한 병역 의혹까지 제기 되자 정 후보자는 아들로 하여금 연세대학교 세브란스 병원에서 재검진을 받도록 했다. 세브란스 병원에서 MRI 진료기록과 현재 상태에 대한 재검진을 실시한 결과 당시와 현재 모두 4급 판정에 해당하는 진단 결과를 확인하기도 했다.
정 후보자가 제기된 자녀의 입시의혹과 병역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으나 6·1 지방 선거를 앞 두고 국민의힘 측에서는 정무적으로 부담인 상황이라고 밝혀왔다.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은 “지방 선거를 앞 두고 입시 의혹과 병역 의혹이 있는 장관 후보자를 안고 가는 것은 정무적으로 큰 부담”이라고 했다. 정 후보자의 사퇴는 이러한 정무적 부담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정 후보자 입장문 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