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진그룹이 핵심 계열사이자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020150)를 매각한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 확대를 공언한 롯데 등 대기업과 국내외 대형 사모펀드(PEF) 등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매각 주관사로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을 선정하고 최근 국내외 인수 후보군에 ‘티저레터(간단한 투자설명서)’를 발송했다. 매각은 제한적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스피 상장사인 일진머티리얼즈의 매각 대상은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즈 대표이사의 보유 지분(53.3%) 등으로 경영권이 포함돼 있다. 허 대표는 일진그룹 창업주인 허진규 회장의 차남이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이날 현재 시가총액은 4조 3298억 원으로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해 3조 원 안팎에서 매각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진머티리얼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6888억 원, 영업이익은 699억 원이다.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거나 관심이 큰 SK(034730)·LG·포스코 등도 인수 후보 기업으로 꼽힌다. 최근 국내 투자에 적극적인 글로벌 PEF들도 후보로 거론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을 생산하고 기술력도 높아 일진그룹의 최고 알짜 기업으로 통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일진그룹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공시 의무는 물론 대주주 일감 몰아주기 등 지배 구조 관련 규제를 강화했다.
IB 업계는 일진머티리얼즈가 매물로 나온 배경은 창업주 일가가 새로운 성장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지배구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고 있다. 일진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오너 일가가 오랫동안 매각을 고민했으며, 현재 의지는 강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서울경제의 보도에 “일부 원매자들에 대해 지분 매각 등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