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직자들이 치킨집에서 근무한 것처럼 꾸며 허위로 고용보험에 가입시켜 4년 간 총 5억 8000만원의 실업급여를 받게 해주고, 그 절반을 대가로 받아낸 브로커가 재판에 넘겨졌다.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한 78명 가운데 44명은 약식기소됐다.
서울 북부지검 형사5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고용보험위반, 범죄수익은닉규제법위반 등 3개 혐의로 전문 브로커 A(5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실업급여를 부정수급한 허위근로자 44명은 사기, 고용보험법위반 등의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6년 2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B씨가 운영하는 치킨집 7개의 세무신고 업무를 위임받은 뒤, B씨 몰래 78명의 근로자가 해당 치킨집에서 일 했던 것처럼 속여 고용보험에 가입시키고 퇴직처리 했다. A씨는 이런 방법으로 허위근로자들이 5억 8000만 원에 달하는 실업급여를 받게 해주고 그 절반을 차명계좌 등을 통해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낸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사업주는 근로계약서 등 객관적 증빙이 없어도 근로자를 고용보험에 가입시킬 수 있는 점 △채용 후 상당한 시일이 경과해도 소급하여 가입신고가 가능한 점 △사업주가 고용보험료를 제때 납부하지 않아도 실직한 근로자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점으로 인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사용자의 고용보험 가입신청 시 실제 근로관계를 증빙할 수 있는 근로계약서 등 서류를 청구하게 하고, 근로자 채용 후 고용보험 가입 신청을 지체한 경우 그 사유를 소명하게 요구하는 등 제도 개선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향후에도 실업급여 부정수급 사범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제도적 미비점을 통보해 유사한 범죄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