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6일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을 겨냥해 “이 정부가 진심으로 추가경정예산을 처리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로 인산 손실 보상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는데 국채상환이 포함된 추경안을 가져온 것은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정부가 제출한 59조 4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을 두고 며칠째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이 정부안에 19조 9000억원 이상의 지출 증액을 요구하자 정부와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제안한 추경 증액안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정책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실상 이번이 코로나19 손실을 보상을 하는 마지막 추경일 가능성이 높아 이번에는 온전한 손실 보상을 하자는 것이 민주당 주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야 모두 대선을 치르며 코로나19로 인한 손실을 온전히 보상을 위한 소급 적용을 약속했다”며 “그런데 (기획재정부가) 입법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소급 적용을) 사실상 적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대국민 약속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법안은 이미 소관 상임위원회에 계류 중”이라며 “얼마든지 처리 가능한데 국민의힘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맹성규 민주당 예결특위 간사는 추경 재원 마련을 위해 기재부가 제안한 7조 원 규모의 지출구조조정의 부실함을 문제 삼았다. 맹 간사는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은 본예산 8800개 사업 중 1485개 사업의 지출을 구조조정 하는 것”이라며 “전체 사업 6개 중 1개를 조정하는 셈인데 이는 예산을 편성한 기재부의 자기부정이자 국회 예산심의권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맹 간사에 따르면 민주당은 기재부의 지출구조조정 중 납득할 수 없는 100개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맹 간사는 “(7조 원 중) ‘주택구입 및 전세대출’ 예산 1조 원과 각종 지역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4조 원이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윤석열 정부의 서민 주거안정 경시가 드러났다. 지방에서는 SOC 예산 삭감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지출구조조정안에는 ‘소방공무원보건안전지원’과 같은 예산 불용 여부를 예측하기 힘든 예산이나 △가축사체 처리지원 △가축백신지원 △배수개선 △재해대책비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예비비까지 포함됐다. 맹 간사는 “기재부는 영아수당이나 첫만남 이용권 예산도 삭감했다. 저출생 시대에 적절하지 못한 대응”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탄소중립 예산도 대거 (조정 대상으로) 포함됐는데 문 정부 지우기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은 기재부가 여러 부처의 예산을 삭감하면서 기재부 예비비는 1조 원 증액한 것도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손실보상에 사용할 돈이 부족하다고 하면서 기재부가 임의로 집행할 수 있는 예비비를 1조 원이나 늘린 것은 ‘부처이기주의’라는 주장이다. 기재부는 하반기에 예산이 추가로 필요한 부처가 생길 때 지원하기 위한 예산이라고 설명했지만 거의 모든 정부 부처의 예산을 수십~수백억씩 삭감하면서 기재부가 재량권을 행사할 수 있는 예산이 1조 원 편성된 것은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