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장관이 26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 연설을 통해 바이든 정부 대중국 전략을 공개했다./AP연합뉴스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체제에서의 중국이 국내에서는 더욱 억압적으로, 해외에서는 더욱 공격적으로 변모했다고 작심 비판했다.
안정적인 국제질서의 혜택을 받아 세계적인 강대국으로 도약한 중국이 지금은 되려 국제 질서를 훼손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같은 상황을 바로 잡기 위해 중국 주변에 투자하고 안보 동맹을 규합하는 등 ‘전략적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블링컨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조지워싱턴대 연설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대중국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연설은 바이든 정부 출범 16개월 만에 나온 대중국 전략의 종합판 성격이다.
이날 블링컨 장관은 대중국 정책 핵심으로 △자국 경쟁력과 혁신, 민주주의를 위한 투자 △공동의 목표를 통한 동맹·파트너와의 제휴 △중국과의 경쟁을 꼽았다.
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전이 계속되더라도 미국은 국제질서의 가장 심각한 장기 도전인 중국에 계속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중국은) 오늘날 미국이 역사상 가진 어떤 것보다 복잡하고 중요한 관계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다양한 외교적 변수 속에서도 대중국 견제라는 미국의 외교 정책을 일관되게 펼칠 것이라는 의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에서 브릭스(BRICS) 외무장관 화상회의 개막식의 축사를 하고 있다. 브릭스는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개국을 가리킨다. /연합뉴스그는 또 중국이 그간 안정적인 국제 질서 속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점을 거론하며 "지구상 어떤 국가도 중국보다도 더 혜택을 받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강대국으로 도약한 중국이 자국의 힘을 이용해 억압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블링컨 장관의 설명이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중국과의 협력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중국이 궤도를 바꾸리라고 신뢰할 수 없다"라며 "그러므로 우리는 개방되고 포괄적인 국제 시스템에 대한 우리 비전을 증진하기 위해 중국 주변에서 전략적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날 연설에서는 미국 주도 경제 동맹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를 비롯해 안보 협력체인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협의체)'와 ‘오커스(AUKUS, 미국·영국·호주 안보 협의체)’ 등이 언급됐다. 이는 모두 중국 경제적·군사적 영향력 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연합체 성격을 갖는다.
블링컨 장관은 또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홍콩과 신장, 티베트 인권 문제도 직접적으로 거론했다. 중국이 이들 문제를 내정이라며 다른 나라가 간섭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을 두고 블링컨 장관은 “틀렸다”고 지적했다.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샘슨'(DDG-102)이 지난달 26일 대만해협을 항해하고 있다. 미 해군 함정이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중국은 이를 '공개적인 도발'로 규정하면서 강력히 반발했다./미 태평양사령부 제공그는 또 미국의 대만 정책과 관련해서도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미국이 존중한다면서도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반대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정책은 바뀌지 않았지만, 바뀐 것은 중국의 커져가는 강압"이라며 중국이 대만해협 일대에서 벌이는 도발적인 행동을 지적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러면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단지 미국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보와 번영에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