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실에서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기존 1.50%였던 기준금리를 연 1.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연합뉴스증권사들이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속속 올리고 있어 개인 투자자들의 이자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29일 금융투자협회와 각 증권사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와 DB금융투자, 메리츠증권 등이 오는 6월 2일부터 신규 매수분에 한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일부 인상하기로 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융자 기간 7일 이내의 이자율을 연 4.5%에서 4.75%로 0.25%포인트 올린다. 8~15일과 16일~30일 이자율도 각각 0.25%포인트씩 높여 7.25%, 7.65%가 된다. 앞서 3월 구간별로 0.4~1.6% 포인트씩 이자율을 올린 지 약 3개월 만에 또 인상에 나선 셈이다. 다만 31~60일과 71일~90일, 91일~300일의 경우 각각 8.70%, 9.20%, 9.50%로 기존 이자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DB금융투자는 전 구간에 거쳐 0.20%포인트씩 이자율을 인상한다. 융자 기간 91~350일에 적용하는 이자율은 현재 9.51%에서 9.71%로 오르고 90일 이내 이자율도 5.18~9.08%에서 5.37~9.28%로 높아진다. 메리츠증권도 이자율을 0.10%포인트 올려 기존 5.81~8.80%에서 5.91~8.90%로 높아진다.
이미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상한 증권사도 적지 않다. 유안타증권은 23일부터 이자율을 0.25%포인트 올렸으며 대신증권도 이달 6일 융자기간 8일 이상인 매수분에 대해 이자율을 0.50%포인트 인상했다. 교보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다올투자증권 등도 지난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최대 0.20% 포인트 올린 바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최고 금리가 이미 9%대까지 오른 만큼 연내 10%를 넘어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는 대개 신용융자 금리를 설정할 때 양도성예금증서(CD)나 기업어음(CP) 금리 등을 기본금리로 삼고 여기에 가산금리를 얹는 방식을 취한다.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CD 91일물 금리 역시 지난해 8월 0.77%에서 현재 1.96%로 껑충 뛰는 상황에서 신용융자 금리 역시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증시 침체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자 부담까지 겹치자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개인 투자자들은 눈에 띄게 줄고 있는 모습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해 25조 원을 넘어섰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이달부터 21조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