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기대감에 해외여행 심리가 개선되자 국내 면세점들이 1년 넘게 문 닫았던 VIP 전용 라운지를 다시 열고 ‘큰손 잡기’에 나섰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 24일 명동 본점 스타라운지 운영을 재개했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2020년 12월 문을 닫은 지 1년 반 만이다. 스타라운지는 롯데면세점이 2018년 ‘상위 0.5% 고객 전용’으로 100억 원을 투자해 선보인 1339㎡ 규모의 공간으로 ‘최근 3년 미화 1만 달러 이상 구매’ 고객부터 멤버십 등급과 국적에 따라 미팅 룸이나 카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하루 평균 300명 이상이 방문할 만큼 국내 면세업 호황의 척도 같은 곳이었으나 팬데믹 장기화로 1년 넘게 고객을 받지 못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실내 공간 인원 제한이 사라지고, 엔데믹 기대감이 커지면서 매장 운영을 정상화하고 있다”며 “이번 오픈도 그 일환”이라고 밝혔다. 잠실점의 스타라운지도 6월부터 손님을 받는다. 신세계면세점도 2020년 5월 걸어 잠근 VIP 라운지를 언제 다시 열지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업계는 해외여행객 증가에 따른 내국인의 면세점 이용이 당분간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달 1~28일 국제선 여객 수는 84만 명을 넘어섰다. 이 추세라면 6월에는 국제선 여객이 1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5월의 740만 명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각국의 여행 제한 완화가 더해져 여객 수치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면세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던 중국 관광객의 발이 여전히 묶여있는 만큼 당장 매출과 시장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 대형 면세점 관계자는 “내국인의 해외여행 증가로 숨통이 트인 것은 맞지만, 회복을 이야기하려면 중국의 여행 제한 조치가이 풀려야 한다”며 “면세 한도(현행 600달러) 상향이나 공항 면세점 임대료 감면 등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코로나19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점들이 운영난을 겪자 2020년 9월부터 임대료 감면책을 시행해 왔다. 감면 시한이 6월로 끝나는 가운데 면세업계는 ‘면세점 운영이 안정기에 접어들 때까지 감면을 연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