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한반도24시]세계 3위 국방 강국 예고한 일본

이춘근 국제정치아카데미 대표

日 작년 국방비로 540억弗 썼는데

비중 늘려 5년뒤 1000억弗 달할듯

美도 "선한 힘" 군사력 강화에 동조

文정부 반일정책, 군비증강 부추겨





1941년 12월 7일 일본의 진주만 공격 이후 미국과 일본은 역사상 어떤 전쟁보다 잔인한 전쟁을 치른 상대방이 됐다. 태평양전쟁의 피비린내 나는 전투는 단 한 발씩으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시민 수십만 명을 순식간에 불태워 죽인 핵폭탄 투하로 종식됐다. 일본 제국을 영원히 전쟁할 수 없는 나라로 바꿔놓겠다고 결심한 미국은 일본에 평화 헌법을 강요했다. 미국이 강요한 평화 헌법을 받아들인 일본은 더 이상 전쟁할 수 없는 나라가 되고 말았다.



평화 헌법 9조 1항에 “일본 국민은 정의와 질서를 기조로 하는 국제 평화를 성실히 희구하며 국제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써 국권이 발동되는 전쟁과 무력에 의한 위협 또는 무력의 행사는 영구히 포기한다”고 명기해 일본은 영원히 전쟁을 하지 못하는 나라가 됐다. 제9조 2항은 “전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육해공군, 그 밖의 전력을 보유하지 아니한다. 국가 교전권은 인정하지 아니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던 일본이 국제정치의 변화에 힘입어 2021년 현재 무려 540억 달러의 국방비를 쓰는 군사 강대국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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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발생한 6·25전쟁으로 1950년대에 ‘자위대’라는 초라한 이름으로 출발한 일본의 군대는 2010년대 이르러서는 이미 세계적인 군사력으로 성장해 있었다. 2012년 가을 미국은 일본이 분쟁 중인 센카쿠 해역에서 중국과 전쟁을 벌일 경우 누가 승리할 것인가를 컴퓨터게임으로 측정해본 적이 있었다. 미국이 행한 전쟁 게임(War Game)에서 일본의 해상자위대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을 격파하는 것으로 나왔다. 해상자위대는 명실공히 2차대전 당시 제국해군(Imperial Japanese Navy·IJN)의 위상을 되찾게 된 것이다. 일본은 한국의 문재인 정권이 중국과 친하게 지내며 북한에 굴종하는 지난 수년 동안 아시아에서 미국을 위해 중국과 북한을 견제해줄 나라는 일본뿐이라는 사실을 집요하게 설득했다. 일부 한국의 지식인들은 일본의 이 같은 행동을 자존심 없는 굴종적 행동이라고 비하했다. 그러나 일본은 지금 대미 굴종 외교의 확실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 22일부터 25일까지 행해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일을 통해 일본군은 세계적인 강군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또다시 거머쥐었다. 5월 2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기시다 총리가 일본의 군사력을 강화시키겠다는 결심에 박수를 보낸다. 막강한 일본의 군사력과 막강한 미일 동맹은 이 지역의 선한 힘(force for good)이다”고 말했다.

미국이 일본의 군사력을 “선한 힘”이라고 극찬한 것은 일본이 동아시아 지역의 국제정치를 주도해도 된다는 말일 것이다. 이는 기시다 총리의 “일본의 군사력을 획기적으로 강화시키겠다”와 “아시아의 안보와 경제 번영을 주도하겠다”는 언급에 대한 화답이었다. 일본의 자민당은 앞으로 5년 이내에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쓰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쟁을 할 수 없다는 헌법을 가진 일본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국방비를 GDP의 1%를 넘기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가지고 있었다. 2021년 540억 달러였던 일본의 국방비도 GDP의 1%라는 불문율을 벗어나지 않는 것이었다. 2027년 일본의 국방비는 100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게 될 것이다. 2022년 현재 1000억 달러 이상의 국방비를 쓰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뿐이다. 일본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1000억 달러대의 국방비를 쓰는 나라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2021년 현재 대한민국의 국방비는 502억 달러였고 이는 같은 해 대한민국 GDP의 3%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일본의 급속한 군사력 증강이 우리에게도 즐거운 일인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며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일이다. 분명하지만 마음 불편한 사실은 문재인 정부의 친중·종북·반일 정책은 오늘 일본의 막강한 군사력 증강을 초래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였으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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