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월 기준 국세 수입이 167조 9000억 원에 달해 전년 대비 34조 5000억 원 더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정부는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본예산 대비 53조 3000억 원의 초과 세수를 예상한 바 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정부가 적자 국채 발행 부담을 덜기 위해 세수 규모를 과대 추정하지 않았느냐”는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실제 세수 징수 실적이 호조를 나타내 이런 의혹은 일단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30일 이런 내용을 담은 ‘4월 국세 수입 현황’을 발표했다. 그동안 정부의 국세 수입은 징수 마감일로부터 약 2달 뒤 발간되는 ‘월간 재정 동향 및 이슈’를 통해 공개됐으나 앞으로는 별도 자료를 통해 징수 마감 뒤 1개월 내에 실적을 공개하기로 했다. 정부의 2차 추경안 제출 이후 초과 세수 규모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정부가 실적 확대의 증거를 한 달여 앞당겨 발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입 현황을 보면 올해 세수 확대는 법인세 증가가 견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4월 누계 기준 법인세는 51조 4000억 원으로 전년(29조 9000억 원) 대비 71.5% 증가했다.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돼 법인세 납부액도 늘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올 들어 우리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꺾이기 시작했지만 올해 법인세는 지난해 실적에 기반해 징수되기 때문에 일종의 착시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최근 고용 회복 등에 따라 근로소득세를 중심으로 소득세도 이 기간 36조 7000억 원에서 44조 6000억 원으로 증가했고 소비와 수입 증가에 따라 부가가치세도 5조 3000억 원 늘었다. 반면 유류세 인하 영향으로 교통세는 이 기간 6조 3000억 원에서 4조 2000억 원으로 감소했다.
기재부는 한편 그동안 소득세·법인세·부가세 등을 중심으로 공개했던 수입 세목의 범위를 상속증여세·증권거래세·종합부동산세 등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김문건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국세 수입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공개 시기를 단축하고 공개 범위도 확대해 예측 가능성을 제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