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화이트 리스트' 없애고 부동산세 줄여주고…상하이市 56조 푼다

■'코로나 봉쇄' 푸는 中, 경제 살리기 총력

상하이 두달만에 방역통제 해제

稅 깎아주고 고용보조금 지급 등

'경제 숨통' 틔울 50개 조치 제시

베이징도 서비스업종 영업 재개

618 쇼핑데이 맞춰 쿠폰도 뿌려


중국의 경제 수도 상하이가 두 달여 넘게 이어진 도시 봉쇄를 6월부터 단계적으로 해제하고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한 부양책을 내놓았다. 베이징도 상업 시설 운영을 점차 재개하며 일상 회복에 돌입했다. 6월 초 단오절 연휴와 대입 시험인 ‘가오카오(高考)’의 고비를 넘긴 뒤 중국 정부가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한 경기 부양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 조치로 꽉 막혔던 중국 경제의 숨통이 트일지 주목된다.




방호복을 입은 한 남성이 29일 중국 상하이시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EPA연합뉴스방호복을 입은 한 남성이 29일 중국 상하이시에서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30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전날 ‘경제 회복 및 활성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상하이 행동 계획’을 발표하며 50개 지원책을 내놓았다. 상하이시 내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큰 폭으로 줄어듦에 따라 상하이시가 6월부터 시행하는 단계적 봉쇄 해제 조치들이다. 29일 현재 상하이시의 신규 감염자 수는 71명에 그쳐 정점에 달했던 4월 13일(2만 7719명)과 비교하면 0.3%에도 못 미친다.

상하이시 당국은 우선 기업 활동을 정상화하기 위해 당장 6월 1일부터 ‘화이트 리스트’ 제도를 폐지할 방침이다. 시 당국은 4월 중순 ‘방역 통제 지침’ 준수를 조건으로 폐쇄식 생산 관리 방식에 따라 조업을 재개하도록 허락된 기업 명단인 화이트 리스트 제도를 운영해왔다. 이에 따라 테슬라·상하이폭스바겐 등 자동차 공장이 가동을 재개했고 반도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 라인 등도 멈췄던 라인을 돌리기 시작했다. 다만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된 기업이 절반 수준에 그쳤고 직원들의 이동 제한, 물류 공급 차질 등으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원칙적으로 모든 기업과 자영업자들의 경제활동이 허용된다. 상하이시는 또 기존 코로나19 검사 요건도 완화할 방침이다. 인신 상하이시 대변인은 “유전자증폭(PCR) 검사에 대한 규제 완화는 경제 사회의 발전과 생산 재개를 촉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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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시 당국의 50개 조치에는 수출세 환급과 해운사의 체선료 감면 및 면제 등 기업들을 위한 지원책도 포함된다. 실업률 완화를 위해 올해 대졸자를 뽑는 기업에는 1인당 2000위안(약 37만 원)의 보조금도 지급한다. 특히 봉쇄 여파로 피해가 컸던 요식, 소매 판매, 여행, 교통, 문화 오락, 숙박, 컨벤션 산업 분야 기업에는 직원 1인당 600위안(약 11만 원)씩, 최대 300만 위안(약 5억 6000만 원)의 일회성 보조금도 주기로 했다. 수도·전기·가스 요금 3개월 10% 감면, 생활 폐기물 처리비 3개월 면제, 부동산세 감면 등 생활 밀착형 지원책도 내놓았다. 최대 300만 위안(약 5억 원)의 고용 보조금도 제시했다.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축을 차지하는 소비 촉진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상하이시는 1994년부터 시행해온 자동차 번호판 발급 제한 규제를 풀기로 했다. 올해 추가 할당된 번호판은 모두 4만 개이며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 1만 위안의 보조금도 지원해준다.

신화통신은 상하이시의 지원책에 따라 시장 참여자의 부담이 연간 3000억 위안(약 56조 원) 경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한풀 꺾인 베이징도 통제 조치를 완화하고 서비스업 영업을 재개하고 있다. 베이징시 당국은 7일 연속 사회면 감염자 제로(통제·격리 구역에서만 신규 감염자가 발생)를 달성한 구에 대해 영화관·헬스장·도서관·박물관·미술관 등의 영업을 단계적으로 회복한다고 통보했다. 쇼핑몰도 운영을 대거 재개하고 있지만 식당의 경우 지금처럼 포장이나 배달만 허용하고 향후 상황을 봐서 매장 내 식사를 허용할 방침이다.

삼엄했던 분위기가 누그러지기 시작하자 주요 지방정부와 기업들은 소비 촉진 대열에 동참하고 나섰다. 베이징·선전·청두 등의 중국 주요 도시는 내수 진작을 위해 소비 쿠폰을 배포하고 있다. 6월 1일부터 18일까지 중국의 상반기 최대 쇼핑 행사인 ‘618 축제’ 기간을 맞아 ‘보복 소비’를 기대하는 기업들도 대대적인 세일전을 벌인다. 618 축제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의 창립기념일(6월 18일)을 맞아 진행하는 대규모 온라인 쇼핑 행사지만 오프라인 매장들도 할인 행사에 대거 동참할 예정이다.

한편 중국 교육부는 다음 달 7~8일 이틀간 중국의 수능시험인 가오카오를 예정대로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수험생은 사상 최대인 1193만 명으로 상하이 등 일부 지역은 일정이 연기되기도 했지만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만큼 당국은 방역의 고삐를 끝까지 놓지 않을 방침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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