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EU-러 가스 대체 싸움에 등터진 호주…2년 뒤 LNG 부족 위기

EU, 육로대신 바닷길 통해 LNG 수입 나서

'떠다니는 LNG 기지' FSRU 발주 경쟁 치열

호주 남동부 "내수 에너지 수급 위기 올 것"

로이터연합뉴스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가스에 금수조치를 추진하고 대체 에너지 공급원을 찾아 나서자 호주의 액화천연가스(LNG) 수급에 불똥이 튀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3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와 독일·네덜란드 등이 러시아에서 공급받던 파이프라인 운송 천연가스(PNG)를 대체하기 위해 수입 LNG 인프라 확대에 박차를 가하며 부유식 저장 재기화 설비(Floating Storage Regasification Unit·FSRU)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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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SRU는 일명 ‘해상 LNG 터미널’로, 바다를 통해 LNG를 공급받을 때 가스를 저장·재기화·송출하는 설비다. 육상 LNG 터미널보다 공사 기간이 짧고 수요 변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로이터는 “유럽이 FSRU를 손에 넣기 시작하며 2024년 예상되는 가스 공백을 해결하기 위해 추진되던 호주 가스 수입 프로젝트에 쓸 물량이 거의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호주는 세계 1위 LNG 수출국이지만 지역별 천연가스 매장량 편중이 심하다. 북서부 지역에서 활발하게 가스 수출 사업이 이뤄지는 한편 남동부 지역 내수 시장의 경우 역으로 외국산 LNG를 수입한다. 이에 최근 호주에서는 국내 가스 수급 안정성을 위해 LNG 수입터미널 건설 프로젝트가 총 5개 진행되고 있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유럽 국가들이 LNG 예비 물량을 쓸어 담고 남아있던 FSRU를 채가며 터미널 건설에 차질을 빚게 되었다.

앞서 이달 초 독일 정부는 자국 에너지 기업인 알베에그룹·유니퍼와 계약을 맺고 LNG 해상 터미널 4곳을 신규 건설한다고 밝혔다. 그 여파로 호주 LNG 생산업체인 우드사이드는 에너지 회사 비바와 함께 빅토리아주 질롱에 LNG 수입터미널 건설을 추진하던 중 잠정 예약했던 FSRU 물량을 독일 측이 먼저 발주해가며 제동이 걸렸다. 메그 오닐 우드사이드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가장 어려운 과제는 FSRU 확보가 될 것”이라면서 “유럽에서 벌어지는 사태로 호주의 기회가 무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호주 경쟁 및 소비자 위원회(ACCC)는 지난 3월 회의에서 “LNG 수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2024년 겨울부터 남동부 지역이 에너지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며 내수 시장에 닥칠 수급 불안을 경고한 바 있다. 당시 ACCC는 “2026년이나 2027년에는 동해안 지역 전체에 에너지 부족이 예상된다”며 FSRU ‘품귀 현상’을 우려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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