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국제 공조로 베트남에 숨어 있던 사기범 2명을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최근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국제 공조를 통한 도피 사범 검거·송환이 점차 정상화되면서 거둔 성과다.
경찰청은 베트남 공안과 공조해 사기 사건 피의자 2명을 각각 국내로 송환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 중 한 명인 A 씨는 2017년 8월 ‘음식점 추가 개업에 투자하면 연 3%의 이자를 지급하겠다’고 속여 피해자들의 자금 2억 7000만 원을 가로채는 등 국내 사기 혐의 수배만 7건, 피해액은 약 22억 원에 달한다.
경찰청은 A 씨가 베트남 다낭에 체류 중이라는 첩보를 입수하고 올해 3월 A 씨에 대한 인터폴 적색 수배서를 발급했다. 적색 수배는 인터폴 수배 6단계 중 가장 강력한 조치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중범죄 피의자에게 내리는 국제 수배다.
경찰은 현지 정보원을 통해 입수한 첩보를 근거로 베트남 공안부와 공조해 A 씨가 투숙하던 호텔을 특정했고 현지 공안은 수일간 잠복한 끝에 지난달 11일 A 씨를 검거했다.
또 다른 피의자 B 씨 검거 작전은 경찰청이 지난해 9월 베트남 경찰 주재관을 통해 ‘한국인 수배자가 교민들을 상대로 거액의 투자 사기를 벌이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면서 시작됐다.
B 씨는 “하노이에서 100만 평 규모의 리조트와 호텔 등 공사를 한다”고 속여 2019년 12월 한 피해자에게서 사업 자금 명목으로 5억 3000만 원을 빌린 뒤 돌려주지 않는 등 30명 이상의 교민에게 20억 원 넘는 금액을 뜯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베트남 공안, 경찰 주재관과 함께 B 씨의 소재를 추적하던 중 현지 정보원으로부터 B 씨가 하노이에 있는 병원에 나타났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베트남 공안에 검거팀 파견을 요청했다. 현지 공안이 검거팀을 급파해 첩보 입수 1시간 30분 만에 검거에 성공했다. B 씨는 지난달 25일 송환됐다.
강기택 경찰청 인터폴국제공조과장은 “최근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완화되면서 국제 공조를 통한 도피 사범 검거·송환 역시 정상화되고 있다”며 “특히 도피 사범은 교민 사회에서 재차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들에 대한 검거와 송환을 통해 교민 사회 안정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