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 이어 6·1 지방선거에서도 성별·세대 간 표심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2030세대 남성은 국민의힘, 여성은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이른바 ‘이대남’ ‘이대녀’의 표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지상파 방송 3사(KBS·MBC·SBS)가 1일 투표 종료 이후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20대 이하 남성의 65.1%는 국민의힘에 표를 줬다. 반면 20대 이하 여성 66.8%는 민주당을 선택했다. 30대에서도 남성은 58.2%가 국민의힘, 여성은 56.0%가 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에 표를 던진 20대 이하, 30대 남성은 각각 32.9%, 39.6%에 불과했다. 국민의힘을 선택한 20대 이하, 30대 여성 역시 각각 30.0%, 42.2%에 그쳤다.
성별에 따라 표심이 크게 갈리는 현상은 지난 대선 당시 크게 부각됐다. 이른바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월급 200만 원 등의 공약으로 증폭된 2030세대 중심의 젠더 갈등이 이번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친 셈이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 출구조사에서 2030세대의 정당별 투표 격차는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선거에 비해 크게 벌어졌다. 1년 전 보궐선거 출구조사에서는 20대 이하 여성의 박영선 민주당 후보(44.0%)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40.9%)에 대한 지지도는 엇비슷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67.0%가 송영길 민주당 후보를 선택해 오 후보(30.9%)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했다. 20대 이하 남성은 24.6%가 송 후보를, 75.1%가 오 후보를 지지해 그 격차가 50%포인트를 넘어섰다.
세대별 표심 역시 확연하게 갈렸다. 60대의 64.1%, 70대 이상의 72.1%가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반면 40대는 61.4%, 50대는 51.7%가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던진 것으로 조사됐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이 같은 성별 표심 분리 현상과 관련해 “대선 이후로 바뀐 게 없으니 투표 성향도 같은 것”이라며 “이번 선거에서 양당이 정치적 프레임을 바꾸려는 상징적인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선거 직전에 여성 장관들을 임명했지만,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 사람이 누가 있겠냐”며 “또 민주당도 20대 남성을 영입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