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다임의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은 단순히 반복되는 신약 개발 작업을 빠르게만 하는 게 아니라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접근법을 제안합니다. 부가가치 높은 '퍼스트 인 클래스(first-in-class)' 후보물질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AI 신약 개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기업도 전세계적으로 400여 곳이 생겨났다. 대부분은 질병의 원인을 설정하고 해당 기전에 가장 효율적인 단백질을 무한에 가까운 AI 시뮬레이션을 통해 '베스트인 클래스(best-in-class)'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방식이다.
스탠다임은 이 같은 반복 작업을 단축하는 AI 기술과 더불어 질병의 원인, 약물의 작용 기전부터 새롭게 찾아내는 AI 플랫폼 ‘스탠다임 애스크(Standigm ASK)’를 보유하고 있다. 5일 서울 역삼동 본사 사무실에서 만난 윤소정 스탠다임 대표는 "수많은 AI 신약개발사 중 3~4곳만 보유한 손꼽히는 기술력"이라며 "하나의 후보물질을 기술 이전해 임상을 진행하는 기존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 유효한 질병 치료 접근법에서 시작한 초기 물질의 통합 패키지 딜로 차별화된 AI 신약 개발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탠다임은 2015년 삼성종합기술원 출신 연구자 세 명이 창업한 이후 일찍부터 글로벌 차원에서 사업을 진척시켰다. AI를 이용해 신규 타깃을 찾아내려면 방대한 생물학적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케임브리지대 산하 밀너 연구소 등과 같은 초기 연구 기관과 협력하고 미국과 영국에서 현지 법인 확대에 나섰다. 지난 4월부터 해외 사업에 집중하기로한 김진한 대표와 함께 윤 대표가 공동 대표에 올라 국내 사업을 이끌고 있다. 윤 대표는 "타깃 발굴 AI 신약 개발은 기초 연구 데이터가 중요한 만큼 글로벌 주요 연구소, 학교 등과의 협력을 선점해 경쟁력을 더 키우고 있다"며 "나아가 글로벌 빅파마가 추구하는 후보 물질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우수한 화학·생물학·AI 인재를 전세계에서 확보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스탠다임은 신규 타깃 발굴을 위한 애스크와 함께 신규 물질 디자인 '베스트(BEST)', 신약 재창출 '인사이트(Insight) 등 3가지 플랫폼을 활용해 빠르게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늘리고 있다. 2018년 3개로 시작한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올해까지 누적 52개에 달한다. 윤 대표는 "통상 2~3년 걸리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한을 7개월로 단축할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하나의 파이프라인이 전임상까지 통과하려면 2500개 후보 물질이 필요한데, 통상 AI는 500개 이하로, 스탠다임은 100개에서 결과물을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스탠다임은 지난해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의 자회사 파빌리온 캐피탈로부터 AI 신약개발사로는 3번째로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스탠다임은 현재 진행 중인 30개의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중 유력 후보물질을 뽑아 향후 직접 임상 시험 도전에 착수할 계획이다. 그동안 유망한 후보물질을 대규모로 발굴해 초기 라이선스 아웃을 노리는 방식에 추가해 직접 비임상을 거쳐 임상 단계를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윤 대표는 "파이프라인의 양적 성장에 이어 임상 단계를 높여 질적인 성장에서도 기술 수출과 함께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게 목표"라며 "이에 따라 기술성 평가 재도전과 함께 순차적으로 기업 공개(IPO)에 다가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