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첫 공공재건축 추진 단지인 서초구 ‘신반포7차’ 조합원들은 현재 보유한 평형과 동일한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분담금 없이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자녀를 독립시키고 좁은 면적을 분양 받으려는 노부부는 최대 15억 원 넘는 환급금을 기대할 수 있다. 용적률 및 종 상향으로 일반 분양 물량은 늘고 공공임대 물량은 줄면서 사업성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7일 정비 업계 등에 따르면 신반포7차 재건축 조합은 11일 정기총회를 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동시행 약정서 체결의 건’ 등 4개 안건에 대한 조합원 의결을 진행한다. 이번 총회에서 조합원 320명 중 과반수 찬성을 얻으면 조합과 LH는 공동시행자로서 본격적인 공공재건축 절차를 진행한다.
공공재건축은 재건축 사업에 공공이 참여하는 대신 용적률과 용도지역을 상향하는 등 규제를 완화해 사업성을 높이는 사업이다. 인허가 절차 간소화로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늘어난 용적률의 일부는 공공분양, 공공임대 등으로 기부채납해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신반포7차는 앞서 민간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낮은 사업성과 인근 단지와의 통합 재건축 무산 등으로 지지부진해지면서 공공재건축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특히 조합원은 공공재건축 추진 시 분담금을 내지 않고 같은 면적의 새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수억 원의 환급금까지 챙길 수 있다는 사업성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공공재건축 추진 단지 중에선 이례적인 평가다. 공공재건축 후보지인 서울 중랑구 망우1구역과 광진구 중곡아파트 등 4곳 후보지의 사업성 분석 당시 조합원 분담금은 민간 재건축 대비 감소하지만 환급금이 발생한 사례는 없었기 때문이다.
LH 의뢰를 받아 한국부동산원이 작성한 신반포7차 공공재건축 사업성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현재 35평형을 보유한 조합원이 34평형을 분양 받으면 5억 800만 원의 환급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작은 24평형을 분양 신청하면 환급금은 9억 9800만 원에 달한다. 분담금은 조합원 분양가에서 권리가액을 뺀 값으로, 권리가액이 조합원 분양가보다 높으면 환급금이 발생한다.
이를테면 현재 35평형을 가지고 있는 조합원의 예상 권리가액은 21억 9300만 원으로 34평형 조합원 예상 분양가인 16억 8500만 원을 뛰어넘으며 환급금이 나오는 것이다. 다만 해당 조합원이 46평형(조합원 분양가 22억 8100만 원)이나 51평형(25억 1900만 원) 등 더 넓은 집을 선택하면 각각 8800만 원, 3억 2600만 원의 분담금을 내야 한다. 민간 재건축 시 46평형은 6억 2300만 원, 51평형은 8억 5700만 원의 분담금이 발생하는 것과 비교하면 5억 3100만~5억 3500만 원 낮은 금액이다.
46평형을 보유한 조합원은 분담금 없이 넓은 면적으로 옮길 수 있다. 공공재건축 시 해당 조합원의 예상 권리가액은 27억 7800만 원으로 46평형과 51평형 조합원 분양가보다 4억 9700만 원, 2억 5900만 원 높기 때문이다. 가장 좁은 면적인 24평형을 분양 받으면 15억 8300만 원, 34평형을 신청하면 10억 9300만 원의 환급금이 발생한다. 이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산출한 비례율 95.01%를 토대로 분석한 값으로 향후 정식 감정평가 결과와 사업 여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신반포7차 조합원이 환급금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는 각종 인센티브로 사업 수익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현재 320가구인 신반포7차는 공공재건축을 추진해 1045가구로 탈바꿈한다. 민간 재건축에 따른 810가구에 비해 235가구 늘어난 규모다. 일반 분양 물량은 329가구에서 598가구로 269가구 늘어난 반면, 공공임대 물량은 161가구에서 127가구로 34가구 줄어든다.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종 상향하고 용적률 425.84%(민간 재건축 시 299.99%)를 적용한 결과다.
신반포7차는 이미 시공사 선정을 마치며 빠른 속도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조합은 지난 2016년 DL이앤씨(옛 대림산업)를 시공사로 선정했다. 당시 DL이앤씨는 조합원들에게 새 단지에 대한 특화 설계와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 적용을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