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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박현규 "브로맨스는 내 뿌리…힘들었지만 지키고 싶어졌어요"

박현규 / 사진=MA엔터테인먼트 제공박현규 / 사진=MA엔터테인먼트 제공




[인터뷰①] '솔로 데뷔' 박현규 "'싱어게인2' 안 본 사람들도 날 좋아하게 될 것"에 이어서…



박현규가 브로맨스로 활동하며 주목받지 못하는 순간에도, 힘들고 지칠 때도 버틸 수 있었던 건 원동력이 있어서다. 음악을 하기 위해 무조건적으로 바쳤던 시간들은 모두 자양분이 됐고, 옆에서 묵묵히 지지해 주는 사람들은 든든한 무기였다.

“음악을 늦게 시작했어요. 고3 올라갈 때 시작했으니까요. 항상 음악을 하고 싶었는데 장남이다 보니 책임감이 있었죠. 아버지가 보수적이시거든요. 처음에는 음악을 시켜주시길래 그런가 보다 했는데 아버지가 ‘이 정도 했으면 되지 않냐’고 하셔서 충격을 받았어요. 아버지는 ‘나중에 네가 후회할까 봐 시켜준 건데 이것 때문에 공부를 안 하면 어떻게 하냐’고 하셨었죠. 그래서 그런지 전 항상 늦고 어려웠어요.”

이때 박현규의 마음을 잡아준 건 죽마고우인 그룹 블락비 비범이다. 고등학생 때부터 친구였던 두 사람은 가수라는 공통적인 꿈으로 친해졌다. 둘이 달랐던 건 비범은 고등학생 때부터 가수를 준비하고 있었고, 박현규는 집안의 반대 때문에 자신 있게 가수가 꿈이라고 하지 못했다.

“항상 전 실용음악과 교수를 하고 싶어서 노래한다고 숨겼거든요. 그런데 비범이 저를 보더니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냐. 노래를 하면 가수를 해야지. 그게 뭐가 창피한 일이냐. 가족들이 반대한다고 창피해 하면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전 죄송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네 꿈은 네 꿈이다’라고 해줘서 용기 냈어요. 아직도 술에 취하면 비범에게 ‘고맙다’고 말해요. 그 친구가 ‘싱어게인2’를 가장 많이 응원해 주기도 했고요.”

남들보다 음악을 늦게 시작했다는 것에 대한 조급함은 없지만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있었다. 30대가 됐고 군대도 다녀온 지금, 가족들에게 뭔가 해줘야 할 것 같고 해야 하는 때라고 생각했다. 뒤에서 서포트 해주고 있는 부모님을 보며 이제 그런 시간을 끝내야 한다는 각오가 섰다.

“최근에는 동생들에게 용돈을 주기 시작했어요. 두 여동생이 다 어린데 제가 용돈도 주고 뭘 사주고 해야 하는데 군대 다녀오고 나서 그런 걸 못하고 있었거든요. 동생들이 (입금 알람이 뜬) 휴대폰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더라고요. 그때부터 어머니 아버지가 좋아하셨어요. 집에 들어가면 동생들의 반응이 다르다. 이제 나와서 저를 봐줘요. 그게 정말 귀여워. 반찬도 좀 달라졌고요.”(웃음)

2016년 데뷔한 브로맨스 / 사진=RBW2016년 데뷔한 브로맨스 / 사진=RBW


입대 전은 막막한 시간이었다. 브로맨스라는 울타리를 사랑하지만, 이후 팀 활동에 대한 생각은 하지 않고 입대했다. 기약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생각하면 너무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전역 뒤 ‘싱어게인2’에 도전하게 되고, 리더 박장현까지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에 출연하게 됐지만 별다른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았다. 미래를 알 수 없기에 말을 아끼고 싶어 마음속으로 응원했다. 방송이 시작되고 조명 받기 시작하자 기분 좋게 연락했다.



“전 브로맨스에 대한 애착이 있어요. 그런데 제가 좀 지쳐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전에는 브로맨스를 계속해도 되나 싶게 힘들었거든요. 이제 전 ‘싱어게인2’로, 장현 형은 ‘내일은 국민가수’로 잘 되면서 여유가 생기니 브로맨스를 지키고 싶어졌어요. 멤버들이랑 빨리 뭘 하고 싶어요. 전 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거든요. 근본이라고 하잖아요. 지금도 박현규 이름 옆에 브로맨스라고 써져있어요.”



대신 각자의 길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현재, 이후 팀 활동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모든 것을 잘 마무리하고 만나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지금 이 순간도 분명히 자양분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전 인생에서 가장 바쁜 시기라 행복해요. 눈앞에 있는 걸 해결하자는 생각이에요. 열심히 해야 또 다른 넥스트가 있잖아요. 더 큰 걸 바라지 않아요. 노래할 수 있는 시간이 연장됐다고만 생각합니다.”

팬들에 대한 생각도 여전하다. 브로맨스를 계속 붙잡고 있을 수 있었던 건 팬들 덕분이다. 팬들은 늘 브로맨스가 있는 곳에 따라다니며 힘을 주고 있다. 지금도 콘서트에 찾아오는 팬들 덕분에 힘을 얻는다.

“예전에 음악방송할 때 팬들이 4~5명 정도만 왔는데도 목소리가 가장 커요. 그걸 잊지 못해요. 지금은 브로맨스 활동이 없으니까 팬카페에 자주 못 들어가지만 고마워요. 늘 그런 마음을 안고 있어요. ‘싱어게인2’할 때도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이걸 보고 있겠구나’ 싶었거든요. 서로 같은 마음이었을 거예요. 애틋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요?”



다재다능한 박현규의 또 다른 포지션은 작곡가다. 그는 절친 비범의 솔로 앨범부터 블락비 바스타즈, 마마무 문별, 원어스 등의 앨범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렸다. 가장 신기한 건 딱 하나로 정의된 음악 스타일이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제한을 두지 않는 그의 자세가 드러난다.

“전 호기심이 많고 되게 많은 걸 하고 싶거든요. 제 장점을 다 보여 드리려면 많은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팝부터 댄스, 힙합, 어쿠스틱, 재즈, 록 등을 가미하고 싶어요. 제가 마이클 잭슨을 정말 좋아하는 이유가 그분이 춤, 노래가 최고인데 장르에 제한이 없어서 거든요. 그런 데서 영향을 받으면서 저도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려고 했어요.”

스타 작곡가인 브로맨스의 소속사 RBW의 김도훈 대표의 영향도 크다. 데뷔 전부터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었던 것이 많다. 김 대표를 “대중가요의 최고”라고 칭한 박현규는 “대중가수는 시대마다 흐름에 맞춰나가야 하는데, 그분과 함께 하면서 곡 해석 능력이 엄청 늘었다. 그 시간을 보낼 수 있었던 것에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롤모델은 없어요. 최근에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전 순간마다 제가 뭔가를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롤모델이라고 했는데, 그런 부분을 종합해서 제가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싶어요. 제가 제 걸 열심히 하다 보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작사 작곡에 재능이 있는 만큼 자작곡으로 솔로곡을 내고 싶은 마음도 생길 법하지만 지금은 그런 욕심이 사라졌다. 보컬리스트 박현규의 모습에 집중하고 싶다. 한 편의 영화를 본 것 같은 노래를 부르고 싶다. 그래서 더더욱 ‘이 영화를 어떻게 하면 잘 상영시킬 수 있을까’라는 마음으로 몰두하고 있다. 대본이나 연출을 해주는 전문가들이 많으니 배우의 느낌으로 있고 싶다.

“가수 박현규로서 입지를 다지고 싶어요. 이제 첫 시작이라 지금부터가 중요하죠. 큰 성공은 바라지 않습니다. 다만 이런 스타일의 노래를 듣고 싶을 때 생각나는 가수 반열에 오르고 싶어요. 반열에 오른 가수들 틈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살짝 자리할 수 있을 정도로 입지가 생겼으면 해요. 가수 박현규의 자리가 생겼으면 좋겠네요.”(웃음)


추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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