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아이(제원, 이든, 위니, 민준, 반, 베리, 서원, 태훈, 주형, 지호)는 지난 3월, 근래 보기 힘든 10인조 다인원 그룹으로 가요계에 발을 내디뎠다. 알고리즘으로 엮여 있다는 독특한 세계관을 내세운 이들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로 데뷔 활동을 시작했다.
타이틀곡 ‘패럴렐 유니버스(Parallel Universe)’는 자체 프로듀싱이 가능한 나인아이가 자신 있게 내세운 노래. 멤버 반이 프로듀싱하고, 주형이 가사에 참여하며 세계관을 녹여냈다. 절망적인 삶을 살고 있는 나인아이가 평행세계에서 또 다른 자신을 만나 자각하고 현실 세계에서 구원받게 된다는 내용이 몽환적인 멜로디와 어우러져 묘한 매력을 풍긴다.
문제의 방송 사고는 데뷔한 지 26일째에 SBS ‘인기가요’ 생방송 ‘패럴랠 유니버스’ 무대에서 일어났다. 다인조인 만큼 함께 호흡을 맞추는 구성의 안무가 많은 이들은 평소처럼 퍼포먼스를 이어가고 있었다. 제원은 양쪽에 있는 이든과 베리의 손을 잡고 머리 위로 올리는 동작을 하던 중 멤버들의 손에 이마를 강타당했고, 순간 눈을 질끈 감았다가 노래를 계속했다.
지핑 Q. 생방송 사고 이후 SNS 스타가 되셨는데요. 인기를 실감하셨나요?
제원 - 연락을 굉장히 많이 받았어요. ‘영상 봤어? 웃기더라’ 이런 연락이 많았죠. 그중에서 기억에 남는 연락이 어머니였어요. 아버지랑 동생은 다 즐거워하는데 어머니는 제가 걱정되셨나 봐요. 무대에서 실수가 벌어진 것에 대해 제가 많이 속상해할까 봐 ‘괜찮아?’라고 먼저 물어보시더라고요. 저는 괜찮았는데 괜히 또 그런 문자를 받으니까 마음이 뭉클하더라고요.
베리 - 저도 데뷔할 때만큼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친구들이 ‘이거 너야?’라고 물어봐서 ‘그러니까 맞긴 맞는데’ 이렇게 넘겼어요. 조금 부끄러워서요. 그때 (인기를) 실감했던 것 같습니다.(웃음)
이든 - 저는 정말 다양한 일을 겪었어요. 그 영상이 가장 먼저 올라온 플랫폼 영상 조회 수가 거의 90만 회가 됐더라고요. 그런 걸 보고 굉장히 놀랐고, 그거 말고도 다른 분들이 재생산해 주신 영상들을 보고 되게 놀라웠어요.
지핑 Q. 평소 무대와 다르게 댄스 브레이크 부분을 편집한 무대여서 실수가 발생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이든이 실수를 했다고요?
이든 - 초반에는 제가 반응을 해야 할지 갈피를 못 잡았었어요. 어쨌거나 제가 실수를 해서 벌어진 사고였기 때문에 마냥 좋아할 수가 없었거든요. 시간이 흐르면서 좋게 봐주셔서 지금은 즐기고 있습니다.
비하인드를 꼭 말씀드리고 싶었던 게 있었어요. 저는 사실 이때 무대 위에서 제원이를 친지 몰랐어요. 이 전 파트에서 제가 틀려서 ‘아 나 지금 틀렸구나. 내가 지금 무대를 망쳤구나’라고 생각하고 약간의 멘붕이 왔어요. 지금 뭔가 잘못됐다는 정도만 인지했지 제원이 이마를 친 건 방송이 끝나고 3~4시간 뒤에 모니터링하면서 알았어요.
제원 - 저는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이든아. 너 아까 브릿지 때 뭐야?’ 이렇게 물어봤는데, 이든이가 ‘실수했어. 미안해’ 하고 넘어간 거예요. 뒤에 급박하게 스케줄이 있었거든요. 저를 친 것에 대한 미안함인지 알았는데 실수에 대한 미안함이더라고요.(웃음)
베리 - 전 너무 억울해요. 지금 이 상황이. 저는 이든 형의 손을 잡고 넘기는데 뭔가 톡 하고 닿더라고요. 이든 형이 (오랫동안) 몰랐다는 사실을 방금 알았어요.(웃음)
지핑 Q. 이든은 뒤늦게 상황을 알고 따로 제원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나요?
이든 - 이후에 제원이 얼굴을 친 걸 인지하고 나서는 따로 또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날 밤부터 (SNS에서) 반응이 오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제원이를 불러서 ‘지금 반응이 괜찮은 편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의 실수로 인해서 그런 장면을 남긴 것에 대해 너무 미안하다’고 이야기했어요.
제원 - 이든이가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 혼자 왜 이든이가 안 물어보지 싶어서 삐져있었거든요. 그런데 밤에 이든이가 뒷북으로 말을 하길래 괜찮다고 했어요. 이럴 때 웃프다(웃기고 슬프다)라는 말을 쓰는 건가 봐요. 굴욕적인 장면이 남는 거에 대해 조금 속상했는데 오히려 반응이 좋아서 우리 노래를 많이 들어주시니까 같이 웃으면서 마무리했어요.(웃음)
베리 - 전 숙소에서 모니터링하고 있어서 둘이서 이렇게 얘기한 줄은 몰랐네요.
지핑 Q. 신인 그룹이라 실수하고 나서 회사에서 혼나지 않았을까 걱정하는 댓글들이 있던데요?
제원 - 저희에게 항상 피드백을 많이 해주시는 이사님께서 전 날에도 진지하게 무대에 대한 피드백을 해주셨어요. 그런데 다음 날 ‘인기가요’에서 이런 사고가 벌어진 거예요. 굉장히 걱정하고 있었죠.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 장면이 생방송으로 나오자마자 이사님도 ‘얘네는 갑자기 안 하던 실수를 하네?’라면서 웃으셨다고 하더라고요. 혼나지는 않았고 우리들끼리 ‘다시 이렇게 실수를 하면 안 되겠다’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지핑 Q. 실수 때문에 유명해졌지만 덕분에 ‘노래가 좋다’는 반응도 많더라고요.
제원 - 그런 댓글이 꽤 많아요. 주형이와 반이 힘들게 만든 음악을 많이 찾아 주시니까 선순환인 거 같아요. 많이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사고가 터지고 가장 좋아했던 인물 중 하나가 반이에요.
이든 - 저 하나만 해명할 게 있어요. 댓글 보니까 “표정 보니까 연습 중에도 계속 저런 듯. 한두 번 당해서 화난 표정이 아니라 ‘내가 얼마나 말해줬는데’라는 표정이다”라고 하는데 이거는 아닙니다.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어요. 그리고 제가 멤버들 중에서 안무 습득력이 좀 빠른 편이거든요. 또 잘 안 틀리는 편인데 평소에 안 하던 실수를 한 거죠. 한 번도 이 구간에서 실수한 적이 없어요.(웃음)
지핑 Q. ‘퍼렐럴 유니버스’ 활동에 힘입어 후속곡 활동까지 했더라고요. 후속곡 ‘뷰티 인사이드’ 소개 좀 해주세요.
제원 - ‘뷰티 인사이드’ 역시 반과 주형이 같이 작업한 곡입니다. ‘잠들고 일어나면 또 다른 내가 깨어난다. 어제보다 또 더 나은 나를 기도한다’는 의미를 담은 노래고요. ‘패럴렐 유니버스’와는 상반되는 차분하고 아련한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안무적으로도 ‘패럴렐 유니버스’에 이어 정말 많은 구성들이 있어요.
지핑 Q. 혹시 또 재밌는 퍼포먼스 실수 영상을 기대해도 되는 걸까요?
제원 - 그 사고가 정말 재밌었지만 ‘뷰티 인사이드’ 활동만큼은 더 완벽한 무대를 보여 드리려고 계속 연습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재밌어서 많이 보는 무대가 아니라 멋있어서 많이 보게 되는 그런 무대를 만들었습니다.(웃음)([인터뷰②]에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