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씨/사진=TBS 제공방송인 김어준씨가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김건희씨'라고 칭한 것을 두고 한 시민단체가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낸 가운데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내 편'이면 '여사'로, '남의 편'이면 '씨'로 부르는 것"이라며 "참 속보이는 짓"이라고 날을 세웠다.
전 전 의원은 6일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호칭"이라며 "법치주의바로세우기행동연대(법세련)이 김어준씨가 꼬박꼬박 김정숙한테는 '여사'라고 불렀는데, 김건희한테는 '씨'라고 부른다고 고발했다"며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전 전 의원은 "이미 호칭 문제는 문재인 정권 때 한번 큰 소동을 벌였다"면서 지난 2017년 8월 25일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대통령 부인 존칭을 '씨'에서 '여사'로 바꿉니다]라는 제목의 알림을 올렸다.
해당 알림에서 한겨레는 "대통령 부인 이름 뒤에 붙이는 존칭의 표기를 '씨'에서 '여사'로 변경한다. 고민 끝에 1988년 창간 이후 유지해온 표기 원칙을 바꾸기로 했다"면서 "진의와 달리 독자들과 대립하고 불화하는 모습을 더는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이번 결정의 첫 번째 이유"라고 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 의원/사진=전여옥 전 의원 페이스북이에 대해 전 전 의원은 "한겨레는 창간 이래 대통령 부인은 '아무개씨'로 불렀다. 그런데 (당시) '김정숙씨라고? 문재인 대통령을 무시하는 거지?'하고 좌파들이 달려들어 한겨레가 항복하고 '김정숙 여사님'이라고 바꿨다"며 "그러던 좌파들이 '김건희씨'라고 부르는 것은, 저들의 논리대로면 '윤 대통령을 무시해서'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전 전 의원은 "글쎄, 저는 그다지 호칭에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라며 "그런데 호칭까지 '내로남불'하는 좌파들을 보니 김건희 여사라고 부를까 싶다"며 "하긴 요새 웬만하면 다 여사님 아닌가"라고도 했다.
앞서 법세련은 지난 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인 김씨가 김 여사를 '김건희씨'로 표현한 것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면서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법세련은 "평소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 여사나 노무현 전 대통령 배우자 권양숙 여사에 대해서는 여사라 부르면서, 현직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만 김건희씨라고 부르는 것은 편향된 정치 성향에 따라 김 여사를 비하하고 무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김씨는 전날 방송에서 "이상한 일이다. 당사자가 여사로 불리고 싶어 하는 게 맞느냐"며 "지난 3월 10일 윤석열 당시 후보 부인 김건희씨는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영부인이 아니라 대통령 배우자라는 표현이 좋다'고 말했다. 자신이 어떻게 불리고 싶은지 밝혔다. 특별한 호칭을 원치 않는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배우자'는 부부로서 서로에게 짝이라는, 호칭이라기보다는 관계를 드러내는 말"이라면서 "'부인'은 남의 아내를 높여 부르는 말, '씨'는 그 사람의 신분을 나타내는 명사 뒤의 높임말"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김씨는 "이 둘을 병렬해서 당사자가 원하는 대로 특별하지 않지만 여전히 높임말인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라고 했는데 어떤 부분이 인권침해인가"라고 되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