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가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논의하려 8일 만났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국민의힘은 국회 공백기를 메우기 위해 15개 상임위원회 간사 내정자를 이날 발표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50분 가량 후반기 국회 원 구성 문제를 협의했다. 국회의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된지 열흘 만에 이뤄진 첫 협상이었지만 법제사법위원장 배분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진 수석은 회동 종료 뒤 기자들과 만나 “원 구성 문제와 관련해 말씀을 나눴지만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아직 접점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두 수석은 국회 공백 상태를 방치해선 안 된다는 데에는 공감대는 이뤘기 때문에 대화는 이어가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양당의 최대 쟁점은 법사위원장의 향방이다. 민주당은 장관급 인사들의 인사청문회 개최를 위해 우선 의장을 선출한 뒤 법사위원장 배분을 재협상하자고 요구하지만, 국민의힘은 의장단 선출과 법사위원장 배분을 일괄 타결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법사위의 권한 축소도 이번 원 구성과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법사위의) 체계·자구 권한과 관련한 남용 및 월권에 대한 확실한 장치를 만들자고 했고, 이는 국민의힘이 법사위를 맡는다는 것(지난해 합의)에 연동돼 있다”며 “법사위의 월권이 잡히지 않다 보니 누가 법사위를 맡느냐가 국회 파행의 단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 수석은 “현 시점에서 법사위의 기능에 손대는 것은 더 큰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며 “상임위 재배분에 논의를 한정해 타결하는 것이 국회의 책무”라고 선을 그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돌려주지 않겠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며 “법사위를 법제위와 사법위로 분리하고 사법위를 우리 주고 법제위를 민주당이 가져가겠다는 속셈인 것 같다. 그건 법사위를 돌려주겠다는 약속을 파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발했다.
원 구성 협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18개 상임위원회 중 15곳의 간사를 발표했다. 급한대로 상임위 간사부터 선임해 민생을 챙기고 국회 공백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음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법제사법위 간사는 정점식 의원이 맡으며 △정무위 윤한홍 의원 △기획재정위 류성걸 의원 △외교통일위 김석기 의원 △국방위 신원식 의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박성중 의원 등이 간사를 맡기로 했다.
송 수석은 “정부의 집행력을 뒷받침하고 여야의 협치가 가능하도록 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간사에) 배치했다”며 “일부 상임위(교육·여가·정보위)는 다음 기회에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