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들의 모습. 연합뉴스올해 대선 이후 거래된 서울 아파트의 10채 가운데 4채 이상이 집값 신고가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용산 등에서 규제 완화 기대감에 최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비강남권에선 급매 위주로 팔리며 절반 이상이 이전 신고가보다 낮은 금액에 거래됐다.
12일 연합뉴스가 부동산R114와 함께 대선 이후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신고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를 분석한 결과 올해 대선(3월 9일) 이후 이번 달 9일까지 신고된 거래 가운데 최근 2년 간(2020~2021년) 동일 주택형의 거래 사례가 있는 2619건 중 1613건(44.4%)은 신고가에 매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과 2021년에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한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역대 최고가에 거래된 것이다. 조사 대상의 107건(4.1%)은 이전 신고가와 같은 금액에 팔렸다. 신고가 거래는 주로 강남·서초구와 대통령 집무실 이전 호재가 있는 용산·종로구에 집중됐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권은 ‘똘똘한 1채'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데다 기존 대출 규제와 무관한 곳이고, 재건축 등 개발 호재가 포진해 있어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많았다”며 “용산·종로구는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주변 정비사업 개발과 청와대 이전 후 개발제한 해제에 대한 기대 등으로 신고가 거래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토지거래허가구역 대상 지역이 없는 서초구는 조사 대상 158건 가운데 106건(67.1%)이 신고가에 팔리면서 서울 25개 구 가운데 최고가 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165.1㎡는 올해 4월 57억 원에 팔리면서 직전 신고가인 2021년 5월의 43억 8000만 원보다 13억2000만 원이나 가격이 올랐다.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9㎡ 역시 올해 3월 63억 원에 거래돼 직전 신고가인 지난해 6월 51억 원보다 12억 원 비싸게 거래됐다.
강남구는 조사 대상 175건 중 102건(58.3%)이 신고가 거래였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는 올해 4월 33억 원에 팔리며 직전 최고가인 작년 6월의 31억 2000만 원보다 1억 8000만 원 높았고,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12차’ 전용 155.5㎡는 지난 4월 59억 원에 거래돼 직전 신고가인 지난해 4월의 55억 원보다 4억 원 상승했다.
용산구와 종로구는 대선 이후 거래 사례 중 신고가를 경신한 경우가 각각 59.4%, 59.0%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용산구 한강로1가 ‘용산파크자이’ 전용 123.1㎡는 지난 4월 20억 원에 거래되며 작년 1월 기록한 이전 신고가 18억 7500만원보다 1억 2500만 원 높게 거래됐고, 종로구 평창동 ‘롯데낙천대’ 전용 133.3㎡는 지난달 14억 5000만원에 거래되며 이전 신고가(2020년 12월 12억 원)보다 2억 5000만원 뛰었다.
이에 비해 조사 대상 가운데 51.5%는 2020년~2021년의 이전 신고가보다 낮은 금액에 거래됐다. 대선 이후 연초보다는 거래가 다소 늘었지만 금리 인상, 집값 하락 우려 등으로 거래량이 작년의 절반에 불과할 정도로 관망세가 짙어진 가운데 특히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상대적 많았다. 성북구는 신고가를 경신한 거래 비중이 전체의 29.4%로 가장 낮았고 △노원구(31.2%) △송파구(33.3%) △서대문구(34.8%) △관악구(35.8%) △영등포구(39.4%) △강동구(39.4%) △도봉구(39.5%) 등은 40.0% 미만이었다. 송파구는 강남권이지만 대선 이후에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잠실동에서 급매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이전 신고가보다 하락 거래가 많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