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헴리브라 건보 확대 추진…녹십자에 도전장

JW중외제약 비항체환자 적용 추진

기존 치료제 대비 투약횟수 적고

피하주사 제형으로 편의성 높아

혈우병치료제시장 지각변동 예고





JW중외제약(001060)이 헴리브라로 국내 A형 혈우병 비항체 치료제 시장의 ‘절대 강자’ 녹십자(006280)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기존 제품들과 달리 정맥주사가 아닌 피하주사 형태로 투약 편의성을 크게 높인 점이 강점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어 가격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A형 혈우병을 앓는 비항체 환자들 입장에서는 각자 상황에 따라 다양한 약물을 고를 수 있는 선택의 폭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JW중외제약의 A형 혈우병 치료제 헴리브라가 항체 환자들에 이어 비항체 환자들에게도 이르면 올 하반기 건강보험 급여를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치료제에 내성을 보유한 환자는 항체 환자, 항체가 없는 환자는 비항체 환자로 분류된다. 현재 헴리브라는 항체 환자들을 대상으로 처방할 때는 보험 혜택을 받지만, 비항체 환자들에게 투약될 때는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한다.

관련기사



JW중외제약은 A형 혈우병 비항체 치료제 급여를 신청한 후 보건복지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관련 자료를 이미 제출했으며, 현재는 당국과 면담을 진행 중이다. 업계는 이르면 올해 안에도 보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 적용을 위해서는 심평원 약제기준부가 급여기준 검토를 마쳐야 하고,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돼야 한다. 약평위 심의를 통과하면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건강보험 적용 가격 협상, 보건복지부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야 한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국내 혈우병 환자 단체가 올 5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세계혈우병연맹(WFH)에 직접 참석했을 정도로 새로운 약제에 대한 관심이 많다”며 “보험 적용을 위한 당국의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헴리브라는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자회사인 일본 주가이제약이 개발한 A형 혈우병 치료제다. A형 혈우병은 혈액을 응고하는 제8인자 결핍으로 발생하는 유전병으로, 피가 멈추지 않는 희귀질환이다. 2017년 최초 품목 허가 이후 100여개 국가에서 승인을 받아 17% 환자가 투여 받는 등 A형 혈우병 시장을 빠르게 석권하고 있다. 글로벌데이터는 헴리브라가 2026년 글로벌 혈우병 시장에서 연 5조 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헴리브라는 통상 주 2~3회 정맥주사를 해야 하는 기존 치료제들과 달리 최대 4주 1회 피하주사가 가능해 환자들의 투약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투약 횟수가 줄면서 연간 약가 역시 기존 항체 치료제 기준 1인당 6억~9억 원 수준에서 4억 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JW중외제약은 2017년 헴리브라에 대한 국내 독점 개발 및 판매 권한을 확보, 2019년 1월 국내 시판허가를 얻었다. 2020년 5월 항체 환자를 대상으로 급여 등재에 성공했다.

헴리브라가 A형 혈우병 비항체 환자를 대상으로 보험 혜택을 받게 되면 이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녹십자와 정면 승부가 예상된다. 지난해 기준 A형 혈우병 비항체 시장은 506억 원 규모로 환자 수는 1600명 가량으로 추산된다. 녹십자의 ‘애드베이트’(다케다 공동판매)가 시장점유율 45%로 1위이며 ‘그린모노’(2위)와 ‘애디노베이트’(4위)도 녹십자가 판매한다. 지난해 기준 국내 A형 비항체 혈우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506억 4000만 원으로 항체 치료제 시장 규모인 243억 7000만 원의 2배 이상이다. 환자 수도 전체 혈우병 환자 2509명 중 A형 혈우병 비항체 환자 수가 1589명일 정도로 비중이 높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헴리브라에 급여가 적용되자 A형 항체 치료제 시장에서 기존 강자였던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노보세븐’과 녹십자의 ‘훼이바’(다케다 공동판매)를 빠르게 따라잡으며 연간 매출이 2~3배 늘었다"며 “이미 항체 치료제 시장에서 뛰어난 편의성으로 경쟁력을 입증한 만큼 비항체 치료제로도 급여가 적용되면 경쟁력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