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재생에너지 분야의 차세대 주자로 부상하고 있는 해상풍력의 최적지입니다. 관련 분야에 여러 훌륭한 기업을 갖춘 만큼 부유식 해상풍력은 한국에게 큰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자크 에티엔 미셸(사진) 에퀴노르코리아 대표는 12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현대중공업과 같은 훌륭한 기업이 있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남다르다”며 “한국이 해상풍력의 최적지라는 점을 입증하기 위해 주요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르웨이 국영기업인 에퀴노르는 세계적인 에너지 전문기업이다.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석유와 가스, 풍력, 태양광 등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유럽 제2의 가스공급기업이자 부유식 해상풍력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에퀴노르는 현재 울산 앞바다에서 발전용량 800㎿급과 200㎿급의 부유식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미셸 대표는 “한국의 에너지 시장 규모는 프랑스, 독일과 맞먹을 정도이며 동해안의 풍황을 조사한 결과 대규모 개발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한국은 신재생에너지 보급에 어느 나라보다 적극적이며 이를 지원할 다양한 협력 기업까지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에퀴노르가 진행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사업에는 국내 기업들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달 9일 에퀴노르가 울산에서 개최한 ‘반딧불 부유식 해상풍력 공급망 기업설명회’에는 130여개 기업에서 300여 명의 관계자가 방문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외국계 기업이 마련한 행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황을 이뤘다는 설명이다.
울산 반딧불 해상풍력단지는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로부터 발전 사업 허가를 취득하고 환경 영향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관련 절차를 마무리한 뒤 3년간 기기 제작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후 해상풍력 설비를 설치한 뒤 본격적인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다.
미셸 대표는 “해상풍력발전과 관련한 한국의 기업 협력망이 탄탄하다는 점도 장점이지만 한국 기업의 직업 윤리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며 “이 정도 수준의 인재와 역량을 갖춘 한국에서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된다면 목표 달성도 수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에퀴노르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분야의 선도기업인 만큼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구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모두가 성공해야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갈 수 있으며 그런 의미에서 사업에 참여하는 모두가 동반자 관계”라고 설명했다.
2014년 한국에 진출한 에퀴노르는 그동안 국내 조선 3사에 해양 플랫폼과 선박 건조를 맡겨 왔다. 울산 해상풍력 발전단지에도 조선 3사를 비롯해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며 글로벌 협력체계를 다져나가고 있다. 에퀴노르는 여기서 더 나아가 수소와 암모니아를 활용한 저탄소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에퀴노르는 이번 해상풍력 프로젝트의 성공이 한국 기업이 글로벌 풍력발전 사업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분기점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셀 대표는 “해상풍력이 한국에서 자리잡고 나면 전 세계적인 관심을 얻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과의 끈끈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차질없이 시행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