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0∼30대 독신 남성 10명 중 4명은 연인을 사귄 경험이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14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2년판 '남녀공동참획백서'를 각의 결정했다. 내각부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시행한 조사에는 20∼60대 성인 2만 명이 참여했다.
백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연인으로 교제한 사람이 몇 명이냐'는 질문에 '0명'이라고 답한 사람이 20∼30대 독신 남성의 37.6%를 차지했다. 20∼30대 독신 여성 24.1%도 지금까지 연인으로 만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현재 배우자나 연인이 없다고 응답한 20대 남성은 65.8%, 20대 여성은 51.4%에 달했다. 30∼40대 독신 남녀 25∼30%는 앞으로도 결혼을 원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유로는 자유롭게 생활하고 싶다는 점과 가사 및 육아에 대한 부담이나 경제적인 불안이 크다는 점을 꼽았다. 지난해 일본의 혼인 건수는 51만 4000건으로 1945년 이후 가장 적었다.
일본에서는 여성과의 연애와 육체적 관계에 매달리지 않는 남성인 이른바 ‘초식남(草食男)’이 사회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여성과의 관계에 있어 초식남의 미온적인 태도는 1990년 정점에 달했던 버블 경제가 무너진 후 안정을 지향하는 소비 패턴이 이성 관계에도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