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034730)그룹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출발점이 된 충북 충주 인등산에서 탄소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SK그룹은 16일 2030년까지 감축할 탄소량과 실천 계획을 디지털로 구현한 전시관 ‘그린 포레스트 파빌리온’을 인등산에 조성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오는 2030년 기준 전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210억톤)의 1%(2억톤)를 줄여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경영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SK그룹은 9개 분야에 걸쳐 친환경 기술 생태계를 구축해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구체적 실행방안을 이번에 개관한 전시관에 담았다. SK는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시스템으로 친환경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해 2030년에 3730만톤의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밖에 △저전력반도체 등으로 AI와 반도체 생태계 구축(1650만톤) △차세대배터리 등 전기차배터리 생태계 구축(750만톤) △도시유전 사업 등 플라스틱 재활용 생태계 구축(670만톤) 등 감축 로드맵도 제시했다.
전시관은 인등산과 자작나무 숲을 주제로 꾸며졌다. 전시관 중앙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상징하는 ‘생명의 나무’가 설치됐고, 나무 주변에는 ‘9개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넷제로 달성 방법론이 담긴 키오스크가 배치됐다.
SK그룹의 ESG 경영은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이 1972년 서해개발㈜(현 SK임업)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최 선대회장은 1960~70년대 무분별한 벌목으로 늘어나는 민둥산을 안타깝게 여겨 충남 천안 광덕산, 충주 인등산 등 총 4500ha(헥타르)의 황무지를 사들였다. 이는 국내 최초의 기업형 조림사업이다. 황무지에 호두나무와 자작나무 등 고급 활엽수를 심은 결과 민둥산들은 50년 만에 서울 남산의 40배 크기 숲(400만 그루)으로 변신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아버지의 유훈을 이어받아 ESG 경영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 회장은 2012년 SK건설(현 SK에코플랜트) 산하에 있던 SK임업을 지주회사인 SK㈜에 편입한 후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고 해외에서 조림사업도 시행했다. SK는 2012년 강원 고성군에 있는 축구장 70배 크기의 황폐지에 25만그루를 심으며 조림 청정개발체제(CDM) 사업을 시작했다. CDM은 조림사업으로 복구된 숲이 흡수한 온실가스를 측정해 탄소배출권을 인정받는 사업이다.
SK는 인등산 등 국내 조림지 4곳 등에서 탄소중립 산림협력 사업도 펼치고 있다. 조림으로 감축한 탄소량을 측정해 탄소배출권으로 인증한 뒤 이를 거래하는 방식이다. 현재 운영 중인 탄소중립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30년간 매년 4만3000톤의 탄소가 흡수될 것으로 예상된다. SK는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플랫폼도 구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