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인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감옥 안의 감옥’으로 여겨지는 최고 보안 교도소로 이감 조치됐다. 다만, 이 교도소로 이감된 후 행방이 묘연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최근 나발니는 블라디미르 멜레호보에 있는 최고 보안 교도소로 이감됐다. 그는 그간 블라디미르 포크로프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시는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나발니가 정확히 어느 교도소로 이감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야르미시 대변인은 “변호인들이 나발니를 만나기 위해 교도소에 갔지만 그가 거기에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발니의 변호인들은 그가 이감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나발니의 변호사 올가 미하일로바는 “새 판결이 집행되면서 나발니가 최고 보안 교도소로 이감됐지만 우리는 그가 어느 교도소로 옮겨졌는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다”며 “계속 그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나발니는 지난달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이 멜레호보 교도소로 이감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이감 명령은 지난 3월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법원이 나발니에게 최고 보안 교도소에서 징역 9년을 추가 선고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러시아 검찰은 나발니가 자신이 세운 반부패재단과 시민인권보호재단 등의 기부금 수백만달러 상당을 극단주의 활동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고, 법정 모독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나발니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9년과 벌금 120만 루블(약 1400만 원)을 선고했다.
나발니는 ‘반푸틴 운동’을 펼치는 등 푸틴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앞장 서서 비판해 온 야권 지도자다. 2020년 8월 러시아에서 비행기 탑승 중 독살 시도를 당했으나 독일에서 치료를 받고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그는 망명하지 않고 지난해 1월 자진 귀국했고, 곧바로 체포돼 수감됐다.
나발니는 혐의를 부인하며 정치적 의도가 반영된 재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