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집값 '반토막' 세종…"그래도 남는다?" 줍줍 1만명 몰려

◆집값 47주 연속 하락 세종, 높은 청약경쟁률 왜?

'더휴예미지' 무순위청약 4873대 1

올들어 1순위 경쟁률도 49대1 달해

미달 기록한 인천·대구 등과 대조

분양가 3.3㎡당 1000만원대 수준

시세보다 2억~4억 낮아 수요 몰려

"세종은 정상화 과정,폭락 없을것"

세종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세종 집값이 47주 연속 하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기록 중인 가운데 청약 시장은 잇따라 흥행에 성공하며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고 있어 주목된다. 분양가가 여전히 시세 대비 낮아 차익을 올릴 수 있다고 판단하고 청약에 참여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세종시 집현동 ‘세종 더휴예미지 L1BL’은 15일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서 2가구 모집에 9747명이 몰리며 4873.5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일반분양과 달리 해당 지역(세종) 거주자만 지원이 가능했음에도 전용 59㎡C 타입에 2862명, 84㎡D에는 무려 6885명이 몰렸다. 이는 이번 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인천 ‘송도 럭스오션 SK뷰’, 대구 ‘만촌자이르네’, 전남 ‘남악오룡시티프라디움’ 등이 미달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들어 전국적으로 청약 시장 열기가 수그러들고 있지만 세종에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들은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당첨일이 4월 4일로 겹쳐 한 사람당 한 곳에만 무순위 청약이 가능했던 ‘어울림파밀리에 센트럴 M4BL(경쟁률 3380 대 1)’ ‘세종자이e편한세상(5234 대 1)’ ‘세종 하늘채 센트레빌 L3BL(970.5 대 1)’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3월 1순위 청약을 진행했던 산울동 ‘엘리프세종 6-3’은 560가구 모집에 1만 3779명이 몰리며 164 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들어 17일까지 세종시 1순위 평균 경쟁률은 49.6 대 1로 전국(평균 11.7 대 1)에서 가장 높다.





이 같은 현상은 세종 집값이 지난해 7월 26일 이후 이달 13일까지 47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나타나는 것이어서 이례적이다. 세종은 2020년 대통령 집무실 및 국회의사당 이전 가능성 등 각종 호재에 힘입어 아파트 가격 상승률 44.9%로 전국 1위를 기록했으나 이후 대출 규제 강화 및 집값 고점 인식으로 지난해 7월부터 하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이 기간 전국 시도 가운데 아파트 값이 하락한 지역은 세종과 대구가 유일하며 세종의 하락률이 7.0%로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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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세 속에서도 세종의 청약 시장 열기가 식지 않는 이유로는 여전히 분양가가 시세 대비 상당히 낮다는 점이 꼽힌다. ‘세종 더휴예미지’ 전용 84㎡D 타입의 분양가는 3억 4200만 원인데 인근에 위치한 ‘더샵 예미지’ 85㎡(9층)가 5월 7억 5500만 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4억 원 이상 저렴하다. ‘세종 더휴예미지 L1BL’ 전용 59㎡C 타입의 분양가도 2억 5900만 원으로 인근 반곡동 ‘예미지 리버포레’가 올해 4월 4억 6500만 원(7층)에 거래된 것보다 2억 원 이상 낮다.

3월 5234 대 1의 무순위 청약 경쟁률을 보였던 ‘세종자이 e편한세상’ 역시 분양가는 3억 4900만 원이었지만 인근 소담동 ‘중흥S클래스에듀마크’ 85㎡가 3월 7억 3300만 원(5층)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4억 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세종 아파트 값이 하락하며 평(3.3㎡)당 시세가 2000만 원에서 1500만 원 정도로 크게 떨어졌음에도 여전히 평당 1000만 원 수준인 분양가보다는 높다”며 “세종은 수요가 꾸준히 있을 수밖에 없고 2억~3억 원 정도 안전 마진도 보장되기 때문에 분양 시장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31주 연속 집값이 하락하고 있는 대구의 청약 시장은 세종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순위 청약을 진행했던 모든 단지가 미달된 것은 물론이고 무순위 청약 역시 15건 중 8건이 미분양으로 이어졌다. 세종과 달리 공급이 많은 반면 수요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분양가가 높아 시세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5일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 218가구 모집에 단 8명만 지원한 수성구 만촌동 ‘만촌 자이르네’의 분양가는 84㎡ 기준 10억 7300만~11억 5600만 원대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한국주택금융공사(HF)를 통한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이는 바로 옆에 위치한 ‘만촌삼정그린코아에듀파크’ 84㎡의 4월 거래(12억 4000만 원)와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세종 집값이 떨어지는 이유는 수요가 부족하기보다는 이미 폭등했던 집값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따라서 공급이 단기간에 너무 많이 증가하고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비싸 미분양이 늘고 있는 대구와는 다르게 더 이상의 폭락은 없을 것으로 판단한 수요층이 청약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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