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임윤찬(18)이 1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대회 60년 역사상 역대 최연소 우승이자 한국인으로서 2017년 선우예권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쇼팽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등과 더불어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는 음악 경연대회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 측은 이날 미 텍사스 주 포트워스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임윤찬이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1위와 함께 현대음악 최고 연주상과 청중상 등 2개의 특별상도 수상했다. 2위와 3위는 각각 러시아의 안나 게뉴시네,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초니가 받았다.
만 18세의 임윤찬은 이 대회 역대 최연소 우승자이기도 하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만 18세부터 31세까지 출전 가능한데, 임윤찬은 2004년 2월생으로 하한선을 살짝 넘어선다. 종전 최연소 우승자는 2009년 손열음이 2위를 했을 당시 공동우승자 중 한 명이었던 중국의 장하오첸(당시 19세), 1969년 우승자 크리스티나 오르티즈(19세)였다.
임윤찬은 지난 14~18일 진행된 콩쿠르 결선에서 심사위원장인 마린 올솝의 지휘로 포트워스심포니오케스트라와 함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C단조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D단조를 연주했다. 현지에서는 경연마다 임윤찬의 무대에 대해 센세이셔널하다는 평가가 전해졌으며, 결선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3번 연주는 강렬한 연주라는 평가와 함께 지휘자 올솝이 감정에 겨운 듯 눈물을 훔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또한 준결선에서 연주한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은 반 클라이번 콩쿠르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연주 영상 중 가장 많은 조회수를 보이고 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냉전이 한창이던 1958년 소련에서 열린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미국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해 열리는 대회다. 1962년 시작해 4년마다 열리며, 당초 지난해 제16회 대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탓에 연기돼 콩쿠르 창설 60주년인 올해 열렸다. 역대 우승자들의 면면을 보면 라두 루푸(1966년), 블라디미르 비아르도(1973년), 알렉세이 술타노프(1989년), 올가 케른(2001년) 등 거장들이 많다. 한국인 중에서는 선우예권이 직전 대회인 2017년에 처음으로 우승했으며, 양희원과 손열음이 각각 2005년과 2009년 2위에 오른 바 있다.
한편 임윤찬은 이번 콩쿠르 우승으로 상금 10만달러(약 1억2900만원)과 특별상 상금 7500달러(약 920만원)를 받는다. 또한 음반 녹음 및 3년간의 세계전역의 매니지먼트 관리와 월드 투어의 기회를 갖게 됐다. 특히 우승의 부상으로 유럽·호주권(키노트),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권(리우 코토프)에서의 매니지먼트 체결, 남미와 일본에서의 연주 기회도 얻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