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의 사람들이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 약 1000만 달러(약 128억 원)가 넘지 않는 돈이 필요하다고 대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배스대학교(University of Bath)와 엑서터대학교(University of Exeter) 심리 연구팀은 영국, 미국, 중국, 프랑스, 인도, 호주 등 33개국에 거주하는 7860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팀은 “이상적인 삶을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싶은지 설문 조사를 했다”면서 “86%의 국가에서 대다수의 사람들은 약 1000만 달러 이하의 돈으로 이상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일부 국가에서는 약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하의 돈으로 이상적인 삶을 누릴 수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사람들이 무제한의 돈과 소유물 등을 원한다는 경제학의 원칙인 '무제한의 욕구'에서 벗어난 연구 결과다. 배스 대학 연구팀의 폴 베인(Paul Bain) 박사는 “무제한의 욕구 이데올로기는 인간의 본성으로 묘사될 때 사람들이 실제로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소비하고 추구하도록 사회적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두고 “일부 사람들은 특정 금액 이상을 추구하면 자신이 탐욕스러운 사람으로 보인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의 무제한 욕구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진 국가보다 집단주의적 성향을 가진 국가에서 더 많이 나타났다. 실제로 연구팀이 국가 별로 분석한 데이터에 따르면 집단주의 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무제한의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반면 개인주의적이고 평등에 관심이 있는 영국에서는 무제한의 돈이 필요하다고 답한 이들이 많지 않았다. 다만 예외적으로 집단주의적 특징을 가진 중국은 무제한의 욕구를 지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정책적 관점으로도 분석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의 무한한 욕구는 단순한 인간의 본성”이라면서 “대부분 사람들이 추구하는 이상적인 삶은 생각보다 매우 온건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도모해야 한다. 대부분 사람들이 제한된 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사회는 이에 맞춰 제한된 욕구를 지원하는 부유세 정책 등을 단순히 계획하는 것에 그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자연의 지속 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 저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