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옐런 "더 높은 물가 이어지겠지만…침체 피할 수 있다"

"저축률 높고 실업률 낮아 성장 전환"

중국산 소비재 관세 인하 등 예고

'인플레 오판 시인' 탓 백악관 당혹

불화설 불거지며 입지 흔들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연합뉴스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연합뉴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올 하반기에 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미국의 경기 침체가 필연적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대중 관세 인하 및 유류세 한시 면제 등을 통해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 속도를 낮출 것이라는 공언도 이어졌다. 하지만 앞서 정부의 인플레이션 전망 오판을 시인한 그와 백악관의 불화설이 불거지는 등 ‘인플레이션 책임론’을 둘러싼 엇박자가 나타나면서 조 바이든 정부의 물가 대응에 불안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옐런 장관은 19일(현지 시간) ABC 방송에 출연해 “올해 상반기에 물가가 높았고 더 높은 물가가 올해 전체로 이어질 것”이라며 “물가 상승이 용납할 수 없게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경기 침체론에 대해서는 “경제가 그동안 가파르게 성장해 회복했고 완전 고용을 달성했다. 이제 안정적이고 꾸준한 성장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그는 미국 가계의 높은 저축률과 낮은 실업률 등을 제시했다. 소비가 다소 둔화하고 있으나 은행 잔액과 임금이 경기를 어느 정도 떠받칠 것이라는 얘기다.



옐런 장관은 아울러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중국산 소비재에 대한 고율 관세를 인하할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이날 CNN에 출연한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휘발유 가격 안정을 위해 유류세 한시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브라이언 디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처방 의약품 가격 인하 등을 위한 의회의 입법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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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물가 안정 노력에도 시장의 비관론은 여전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부에서도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고통스럽게 느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연준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지려면 2년이 걸릴 것이며 현재 수준에서 점차적으로 하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옐런 장관과 백악관 사이에 이상기류마저 감지되고 있다. 앞서 CNN에 출연한 옐런 장관이 지난해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자신의 오판을 시인한 게 백악관을 매우 당혹스럽게 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두고 “바이든 정부 핵심부의 기능 장애를 옐런이 공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가뜩이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곤두박질치는 마당에 경제 수장이 정부의 경제 예측 기능 실패를 자인해 공화당에 공격의 빌미를 만들어줬다는 것이다.

옐런 장관은 또 조만간 출간될 자신의 전기에서 그가 지난해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코로나19 경기 부양안 규모 축소를 주장했다는 내용이 공개돼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2조 달러에 육박하는 이 부양안은 공화당이 바이든 대통령을 ‘인플레이션의 주범’이라고 공격할 때 근거로 내세우는 정책이다.

워싱턴=윤홍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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