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간 원 구성 협상이 또 한차례 결렬되며 위기를 맞았다. 양측은 추후 회동 일정을 잡지 못하는 등 ‘네 탓’ 공방으로 협상에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와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1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25분가량 회동했으나 결론을 도출하지 못했다. 양측이 평행선 대치를 이어가면서 진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도중 먼저 자리를 뜬 것으로 알려졌다.
진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추가 논의를 하면 좀 더 이견을 좁혀갈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고 만났는데 국민의힘 입장은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오늘은 새로운 제안을 하는가 하면, 훨씬 더 후퇴된 입장을 말해서 길게 말을 나눌 여지가 전혀 없다”고 언급했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역시 회동에 대해 “민주당이 원 구성 외에 다른 전제조건을 만날 때마다 하나씩 덧붙여서 원 구성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주로 했다”며 “원 구성과 직접 관련 없는 내용은 별도로 논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자고 했는데 민주당은 오늘도 전제조건이 오히려 더 중요하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핵심 쟁점은 법사위원장 배분과 법사위 기능 조정이다. 국민의힘은 전반기 국회 합의에 따라 법사위원장을 국민의힘이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법사위 권한 남용 문제가 해결돼야 법사위원장을 돌려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국회 사법개혁특위 참여, 검수완박 법안 관련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청구 취하 등도 원 구성과 함께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정상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검찰개혁 관련된 합의가 파기됐다는 사실”이라며 “여야의 신뢰가 완전히 파탄나버린 상황이고 다 없던 일처럼 접어두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국회를 운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원 구성 이외의 사안은 별도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원 구성 이외 사안을 논의할 경우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에 대해 민주당이 대통령기록물 열람에도 협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상조사 특위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혹을 하나씩 제거하기도 모자란 판에 혹을 하나 더 붙이면 원 구성 협상이 제대로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원 구성 협상에 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조금만 시간 지나면 당장 국회 정상화해야 할 절박한 필요성을 집권여당이 더 느끼게 돼 있다. 당장에 윤정부가 하겠다고 하는 경제정책들, 법인세 감세니 부동산 정책이니 이런 것 실현하려면 법이 개정돼야 할 것 아니냐”며 “개인적으로는 심정적인 마지노선은 이달 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