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범한 이스라엘 집권 세력 ‘무지개연정’이 1년 만에 해산한다. 소속 8개 정당이 현안을 두고 사사건건 충돌한 끝에 일부 의원들이 이탈하며 의회 장악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3년 새 다섯 번째 총선을 치르게 된 이스라엘의 정치 혼란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 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에도 변수가 생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와 야이르 라피드 외무장관은 다음 주 의회 해산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새 정부 구성을 원하는 야당이 과반 의석을 점한 만큼 해산이 확실시된다. 총선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의회 일정을 감안했을 때 10월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새 정부가 구성되기 전까지 임시 총리는 라피드 장관이 맡는다.
무지개연정은 ‘최장기 재임’ 기록을 가진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를 몰아내기 위해 우파, 중도, 좌파, 이슬람 세력을 아우르는 8개 정당이 연합해 지난해 6월 출범했다. 11월에는 약 3년 만에 처음으로 예산 결의안을 통과시켜 호평을 받기도 했지만 다양한 이념 지향만큼 많은 현안에서 충돌했다. 급기야 올해 각 진영 의원들이 정부의 팔레스타인 관련 정책을 문제 삼으며 이탈해 연정은 전체 120석 중 61석이던 ‘턱걸이 과반’을 상실했다.
이에 따라 수년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정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총선까지 포함하면 이스라엘이 2019년 4월 이후 치르는 총선은 다섯 번에 이른다. NYT는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차기 의회에서 1당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과반 확보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일부 정당은 연정의 조건으로 네타냐후의 당 대표 사임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 내에서는 네타냐후 전 총리가 복권하면 자신의 부패 혐의를 겨냥한 검찰 수사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7월 이스라엘 방문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셈법도 복잡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임시정부와의 회담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