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정당·정책

尹 한마디에…與 "은행들 이자장사 안돼, 예대마진 줄여라"

가계부채 문제 경제뇌관 부상에

권성동 "민간도 고통분담해야"

성일종 "금융계 영업이익 과도"

"시중銀 압박은 부적절" 지적도

권성동(가운데)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국회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금융계를 향해 일제히 ‘예대마진 축소’를 주문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문제가 경제 위기의 뇌관으로 떠오르자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 역시 금융소비자의 금리 부담 완화를 위해 금융사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자 부담이 실물경제에 과도한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지만 정부 여당이 예대마진 자체를 문제 삼으며 은행에 직접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치 금융으로 비쳐질 수 있는 데다 ‘민간 경제 활성화’를 내건 윤석열 정부의 방침과도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시중은행들이 예대금리 차이를 통해 과도한 이익을 취했다는 비판이 있다”며 "(시중은행들이) 고통을 분담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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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원내대표가 구체적으로 ‘과도한 예대마진’을 거론하며 금리 인하를 요구한 것이어서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권 원내대표는 “정부가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종합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정부 혼자서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며 “민간이 위기 극복을 위해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내대표는 “고통 분담에 동참하는 기업에는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정부와 적극 협의하겠다”며 금리 인하를 독려하기도 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금융계의 영업이익이 과도하다고 직격했다. 그는 “지난해 국내 4대 금융 그룹의 순이익은 약 14조 5400억 원으로 2020년 대비 34% 증가했다. 주요 7개 은행 그룹 이익의 80%가 이자 이익”이라며 “은행들이 막대한 이자 이익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성 정책위의장은 “금융은 국민 생활 곳곳에서 다양한 역할을 하며 민생과 직결돼 있다”며 “그런 금융의 가치가 ‘이자 장사’라는 말로 치부돼서야 되겠느냐”고 했다.

대통령에 이어 여당 지도부까지 금리 인하를 주문하고 나선 것은 가계부채 규모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가계의 이자 부담도 함께 늘어나 실물경제 침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올 1분기 가계부채 규모는 1860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 규모를 웃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때마다 가계대출 이자 부담은 연간 3조 2000억 원이 증가한다. 미국의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단행으로 인해 한은도 하반기 금리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가계부채 규모 관리가 시급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가계부채는 가정 경제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시한폭탄”이라고 우려했다. 성 정책위의장 역시 “현재 민생 경제는 풍전등화”라며 “예대금리 차가 클수록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부동산대출, 소상공인 자영업자 대출 등으로 이자에 허덕이는 국민들의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제 위기 상황이더라도 집권 여당이 직접 은행에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리가 금융권에서 ‘시장가격’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시장 개입으로 비쳐질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보기에 따라 ‘관치 금융’의 부활로 해석될 수도 있다. 권 원내대표가 “금리 인하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하면서도 “시장 자율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라고 단서를 단 것도 이러한 시선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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