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스템반도체 '차이나 경보'…팹리스 점유 韓의 9배

■ 'K반도체' 맹추격하는 中

中, 美 제재에도 '시스템' 공격 행보

설계 특허 건수 5년간 6배 이상 급증

위탁생산·패키징서도 가파른 성장세

韓 방심 땐 메모리까지 위협 받을수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중국이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기술을 속속 내재화하면서 ‘시스템반도체 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를 표방한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 등 한국 반도체 기업에는 비상등이 켜진 셈이다.




중국은 미세 공정에 한계가 있는 만큼 팹리스(설계), 파운드리(생산), 후공정(패키징) 등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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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기업들의 자국 내 시스템반도체 설계 특허 등록 건수는 2016년 2154건에서 지난해 1만 3087건으로 6배 이상 급증했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에 나서면서 중국 팹리스 기업은 2810개에 달했다. 2016년의 1362개에 비하면 5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한국 팹리스 기업은 120여 개에 불과하다. 중국은 설계 분야 글로벌 점유율을 9%까지 끌어올렸는데 1%밖에 되지 않는 한국과는 대조를 보인다.

파운드리(위탁 생산) 분야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대만 시장 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파운드리 시장에서 중국 업체인 SMIC와 화훙그룹·넥스칩 등 세 회사의 글로벌 점유율은 전 분기보다 0.9%포인트 늘어난 10.2%를 기록했다. 중국 파운드리 기업들의 점유율이 10%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점유율이 18.3%에서 16.3%로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이 SK하이닉스의 키파운드리 인수를 승인한 것도 한국 파운드리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웨이퍼를 분리·조립해 개별 칩으로 만드는 후공정 분야에서 중국의 점유율은 21%까지 뛰어올랐다. 대만에 이어 2위다. 앞으로 시장 규모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후공정 분야에서 중국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한국의 아성인 메모리도 안전지대가 아니다.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한국과 중국 간 D램 기술 격차는 5년, 낸드플래시는 2년 정도로 추정했다. 정부와 기업이 메모리 육성을 소홀히 할 경우 초격차 전략에 차질을 빚어 언제든지 따라잡힐 수 있다는 얘기다.


윤경환 기자·강해령 기자·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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